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파문을 수습하기 위한 정국돌파 카드로 김병준 카드를 내밀면서 두 사람이 정치적 대척점에 서게 된 것이다.
야권의 유력 대권후보인 문 전 대표가 최순실 파문을 고리로 거국중립내각을 주장하며 박 대통령에게 총리 추천권을 국회에 넘기라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던 와중에 박 대통령이 아무런 상의 없이 참여정부 인사인 김 내정자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최순실 파문으로 벼랑 끝에 몰린 여권을 몰아붙이는 동시에 국정 정상 해법을 내놔야 하는 문 전 대표로서는 '박근혜 내각 사령탑'으로 이를 적극 수습하며 방어막 역할을 할 김 내정자와의 한판 싸움이 불가피해졌다.
두 사람은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핵심 참모를 지낸 동지였다. 김 내정자는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정책자문단장으로 참여정부와 연을 맺은 뒤 대통령직인수위 정무분과 간사로 참여정부 밑그림을 그렸다.
두 사람이 청와대에서 근무가 겹친 시기는 2004∼2006년이다. 문 전 대표는 시민사회수석과 민정수석으로, 김 내정자는 대통령 정책실장으로 호흡을 맞추며 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문 전 대표가 정무적으로 노 대통령을 도왔다면 김 내정자는 핵심 정책브레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후 두 사람의 길은 확연히 엇갈렸다. 문 전 대표가 친노세력을 결집하며 대권가도를 달린 반면 김 내정자는 이 그룹에서 이탈했다.
문 전 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석패한 2012년 대선을 앞둔 당내 경선에서 김 내정자는 문 전 대표가 아닌 또 다른 친노인사인 김두관 경남지사를 지지했다.
김 내정자는 이후 친노세력에 대한 쓴소리를 적지 않게 냈다. 2013년 8월엔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특강을 하는 변신의 모습도 보였고, 올해 4·13 총선에서 민주당의 출마 권유를 일언지하에 거절하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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