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일 오후 '비선실세 의혹'의 당사자 최순실 씨(60·최서원으로 개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적용한 대표적인 혐의는 형법 123조에 규정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다.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죄다.
검찰은 최씨를 구속하면 기간 연장을 통해 최대 20일까지 조사할 수 있다. 수사의 최대 관건인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 문서 유출을 비롯한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언제든지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최씨가 이날 출석해 조사를 받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함께 대기업을 대상으로 미르·K스포츠 재단 기금을 모은 과정이 사실상 '강요에 의한 출연'이라고 판단하고 안 전 수석의 공범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청와대 수석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던 기업들이 거액을 재단에 내놨고 최시도 이과정에 가담했다고 본 것.
앞서 검찰은 롯데그룹 측 고위 관계자를 조사하면서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70억 원을 내는 과정에 최씨 측의 강요성 행위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안종범 전 수석이 개입했다는 진술과 정황은 다수 나왔다.
최씨가 세운 회사 더블루K가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스포츠단 창단과 관련해 업무대행 계약을 한 부분도 직권남용 혐의에 포함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 부분 역시 최씨가 안 전 수석과 모의했으며, 직권남용 혐의의 주체가 이 두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안종범 전 수석에게도 검찰은 이날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계획이다. 대법원 판례상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해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하고, 그 일반적 직무권한은 반드시 법률상의 강제력을 수반할 필요는 없다.
검찰은 또 최씨가 제대로 용역을 진행할 능력이 없는 더블루K를 통해 K스포츠재단에 연구용역을 제안해 7억 원 상당을 빼돌리려 한 혐의를 포착하고 사기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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