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퀄컴 등 기업인 한 자리에
中 반도체 보조금 지급에 대응
[ 노경목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이 반도체 주도권 회복을 위해 백악관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정부 돈을 퍼붓고 있는 중국 견제에 나섰다. 25만명의 일자리가 달린 첨단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의도다. 미·중 ‘빅2’의 다툼에 낀 한국 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악관은 지난달 31일 존 홀드런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장과 폴 오텔리니 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반도체워킹그룹을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홀드런 국장은 “반도체산업은 시장 구조와 기술 등에서 변곡점에 와 있다”며 “미국이 계속 세계 반도체산업을 주도할 수 있게 정부와 기업, 대학 등에 제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워킹그룹에는 폴 제이컵스 퀄컴 회장과 마이크 스플린터 전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회장 등 업계 관계자뿐 아니라 학계의 존 헤네시 스탠퍼드대 총장, 중앙정보부(CIA) 부국장 출신인 제이미 미식 키신저재단 대표 등이 총망라됐다.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는 게 가장 ?목표다. 백악관은 “자국 기업에 보조금을 주고 지나친 기술 이전을 요구하는 국가가 있다”며 “이는 공급 과잉과 덤핑으로 이어져 미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개발 의지를 꺾는다”고 지적했다. 2014년 정부 주도로 22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펀드를 조성한 중국은 기업들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산업을 육성 중이다. 해당 펀드에서 100억위안을 받은 칭화유니는 미국 마이크론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미국은 올초 세계무역기구(WTO)에 “중국 반도체펀드가 WTO에서 금지하는 국가보조금에 해당하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5월에는 한국에 공동 대응을 요구해왔다.
미국의 움직임은 한국에도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해온 마이크론을 제치고 글로벌 종합반도체업체 2, 3위에 올라있다. PC 수요 감소로 매출이 줄고 있는 1위 인텔은 추격에 위협을 느껴 올해 메모리 시장에 재진출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과 정부, 학계를 아우르는 육성책을 내놓겠다는 것”이라며 “미국 업체와 경쟁하는 한국 업계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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