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재조사 빌미 준 와이너…'이메일 스캔들' 또 파헤친 코미
WP도 트럼프 승리 가능성 언급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네 남자의 ‘덫’에 걸렸다. 반(反)트럼프 진영 선두에 선 워싱턴포스트(WP)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할 수도 있다는 예측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내놨다.
뉴욕 변호사면서 작가인 질 플리포빅은 시사주간지 타임의 최근호 인터넷판에 올린 칼럼 ‘어떻게 나쁜 남자들이 클린턴(의 백악관행) 발목을 붙잡고 있나’를 통해 경쟁자 트럼프,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 스캔들 재조사 빌미를 제공한 앤서니 와이너 전 연방하원 의원, 이메일 재수사 방침을 결정한 제임스 코미 FBI 국장,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클린턴의 대선 승리를 가로막고 있는 ‘나쁜 남자들’로 지목했다.
와이너 전 의원은 클린턴의 최측근이자 비서인 후마 애버딘의 전 남편이다. 그는 불치병에 가까운 섹스팅(인터넷 채팅을 통해 성적 쾌락을 추구하는 행위) 탓에 지난 8월 말 애버딘과 이혼했다. FBI는 이메일 스캔들을 기소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가 와이너의 PC에 남아 있는 클린턴의 이메일을 찾아낸 뒤 재수사하겠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지난달 30일 트럼프 지지율(46%)은 이를 발판삼아 5개월 만에 클린턴의 지지율(45%)을 앞질렀다.
코미 국장은 대선 11일을 앞두고 이메일 재수사 방침을 밝힌 인물이다. 지난 1일엔 스캔들로 번진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임기 말 사면 내용까지 공개하면서 클린턴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과거 부적절한 여성관계로 클린턴 후보의 선거에 도움이 되기보다 짐이 되고 있다고 플리포빅은 지적했다.
2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내놓은 WP는 그동안 트럼프의 탈세의혹을 파헤친 데 이어 트럼프의 음담패설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트럼프를 최대 위기로 몰아넣기도 했다.
이 신문은 우선 2012년 대선 때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승리한 24개주(선거인단 206명)에서 트럼프가 승리하고 10개 경합주 중 콜로라도(9명)와 플로리다(29명), 아이오와(6명), 오하이오(18명), 뉴햄프셔(4명) 등 5개 주에서 승리한다면 선거인단 272명으로 클린턴(266명)을 누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WP는 또 트럼프가 롬니의 승리 지역 가운데 노스캐롤라이나주를 내주는 대신 플로리다 등 우세지역 5개주와 초경합주로 분류되는 네바다, 위스콘신 등 2개 주를 접수하면 역시 과반(273명)으로 이길 수 있다고 관측했다.
WP는 현재 추세를 봤을 때 클린턴과 트럼프가 동수 선거인단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하원이 대통령, 상원이 부 酉?지명권을 갖는다. 공화당이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지켜낸다면 트럼프가 백악관 주인이 될 수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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