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컵스, 108년 만에 '염소의 저주' 풀었다

입력 2016-11-03 18:20  

클리블랜드와 7차전 연장 혈투 끝에 승리…월드시리즈 챔프 등극

1승3패 벼랑끝 몰렸다가 기적같은 뒤집기 3연승
티켓값 천정부지로 치솟아…판매 규모만 1조원 넘어

보스턴 레드삭스 단장 시절 '밤비노 저주' 푼 엡스타인
사장으로 영입해 한 풀어



[ 최진석 기자 ] 오래 묵은 저주가 먼저 풀렸다. 한 세기 넘게 우승 맛을 보지 못한 시카고 컵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에서 마침내 ‘염소의 저주’를 벗었다. 1908년 첫 우승 뒤 108년 만의 우승이다. 시카고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상대로 기적적인 뒤집기에 성공, 7차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4승3패로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지구에서 가장 슬픈 팬’으로 불리던 시카고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염소의 저주’와 ‘와후 추장의 저주’ 등 두 저주받은 팀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올해 월드시리즈는 극적인 장면을 여럿 낳은 명승부였다. 7차전을 꽉 채운 일정과 천정부지로 치솟은 티켓 가격 덕분에 티켓 판매 규모만 1조원이 넘었다.

◆‘케네디 스코어’로 저주 풀었다

두 번의 동점, 우천 지연, 연장전까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은 다 나왔다. 시카고는 3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7차전에서 연장 10회 초 터진 벤 조브리스트의 결승타로 승리를 장식했다. 결과는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가장 재미있는 스코어로 꼽은 8-7(케네디 스코어)이었다.

4차전까지 1승3패로 끌려갈 때만 해도 시카고의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명장 조 매든 감독과 선수들은 5, 6, 7차전을 연거푸 이기는 기적 같은 드라마를 썼다. 시카고는 1958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이후 31년 만에 1승3패에서 역전 우승한 팀이 됐다. 시카고는 1908년 이후 1910, 1918, 1929, 1932, 1935, 1945년 등 7차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모두 졌다. 1945년 시카고 팬 빌리 시아니스의 ‘염소의 저주’ 사건 이후에는 월드시리즈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급기야 시카고는 2011년 테오 엡스타인 사장을 영입했다. 그는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 단장으로 ‘밤비노의 저주’를 깬 인물이다. 엡스타인 사장은 4년 동안 착실하게 팀을 정비했고 그가 목표한 대로 올해 시카고가 우승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의 저주는 아직 유효했다. 1948년 우승 이후 68년 만에 우승을 노린 클리블랜드는 마지막 1승을 남겨두고 안방에서 고개를 숙였다.

◆월드시리즈 흥행 대성공

올해 월드시리즈 입장권은 ‘부르는 게 값’이었다. 미국 ESPN과 티켓 재판매 사이트 스텁허브 등에 따르면 시카고 홈구장 리글리필드의 3~5차전 티켓 평균 가격은 3000달러(약 342만원)였다. 좌석 4만1160석이 꽉 차면 1억2350만달러(1400억원) 규모다. 4인 가족이 월드시리즈를 현장에서 보려면 1000만원 넘는 돈이 든 셈이다.

메이저리그의 정규리그 입장권 평균 가격은 28.94달러(3만3000원)다. 7차전 티켓 가격은 더 뛰었다. 시카고 팀 더그아웃 바로 옆자리 가격이 1만9500달러(2241만원)로 치솟았다. 이보다 10~15열 뒤에 있는 자리는 4500달러(512만원)였다. 1~7차전까지 모든 경기가 매진된 것을 감안하면 월드시리즈 티켓 거래 규모만 1조원이 넘었다.

■ 염소의 저주

시카고 컵스 팬들은 1908년 이후 시카고가 우승하지 못한 이유를 1945년 시작된 염소의 저주에서 찾았다. 당시 시카고 팬인 빌리 시아니스가 자신이 키우는 염소 머피와 함께 홈구장 리글리필드 구장을 찾았다가 ‘염소에게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쫓겨났다. 화가 난 시아니스는 구단주 필립 K 리글리에게 ‘앞으로 절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의 전보를 보냈다. 실제로 시카고는 이후 2015년까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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