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정동 기자 ] 애주가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 술자리에서 ‘병뚜껑 숫자 맞히기’ 게임을 해보거나,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병뚜껑 안에 새겨진 숫자를 보지 않고 가장 근접한 숫자를 맞히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이 번호는 왜 새겨져 있을까.
소주는 보통 1~50, 맥주는 1~20이다. 숫자가 높을수록 술맛이 쓰다거나 오래된 술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 숫자는 병뚜껑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새겨넣는 몰드(금형) 숫자다.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오비맥주 같은 대형 주류제조사들은 뚜껑을 외주 제작한다. 뚜껑은 유통과정에서 주류를 관리할 때 병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병 안에 든 내용물이 조금이라도 외부에 노출되면 맛이 상하기 때문이다. 만약 판매된 술에 불순물이 섞이거나 이상한 냄새가 나면 문제의 제품을 수거해 조사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연간 국내에서 생산된 소주는 약 26억병(360mL 한 병 기준), 맥주는 약 43억병(500mL 한 병 기준)으로 역추적하기에는 양이 너무 많다.
따라서 사전에 병에 바코드를 붙여 언제, 어떤 공장에서 생산했는지, 몇 번째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졌는지, 책임자가 누구인지까지 정보를 입력해놓는다. 병뚜껑 안쪽에 새겨진 숫자는 뚜껑 제조사의 금형 생산라인 숫자다. 문제가 생겼을 때 바코드 정보와 함께 품질 조사를 위해 참고하는 숫자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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