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포츠재단 국제행사 등 수주
문체부 '대한민국 체육상' 행사도 따내
[ 박상용 기자 ]
4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장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스포츠 상품 판매·기획업체 더스포츠엠(SPM)이 이 같은 의혹 선상에 올라 있다. 지난 3월 서울 삼성동의 한 단독주택에 세워진 SPM은 직원이 1~2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설립 3개월 만에 K스포츠재단의 국제행사인 ‘2016 국제 가이드러너 콘퍼런스’ 진행 업체로 선정됐다. SPM이 행사를 치르면서 받은 돈은 약 5000만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SPM 대표는 장씨가 사무총장으로 있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영재센터) 직원이었다”며 “작은 규모의 신생 기업인데도 국제행사를 수주한 것은 장씨의 입김 때문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장씨가 영재센터 직원의 이름을 빌려 페이퍼 컴퍼니를 세우고 최씨가 K스포츠재단의 일감을 몰아줬다는 것이다. SPM은 최씨의 국정 농단 사태가 불거지자 지난 9월 돌연 폐업했다.
지난해 7월 설립된 스포츠 광고·기획·마케팅 기업 누림기획도 비슷한 의혹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 이사로 등록된 임모씨(28)는 장씨의 친척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는 설립 3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53회 대한민국 체육상’ 행사를 맡았다.
당시 누림기획은 다른 회사보다 비싼 금액으로 입찰에 참여했는데도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수시로 통화하며 사업상 도움을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전 차관은 최씨에게 국정 현안을 보고하고 인사 청탁까지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전날 장씨를 출국금지시키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장씨가 지난 2년간 스포츠 분야의 각종 이권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설립된 영재센터가 대표적이다.
장씨는 센터 사무총장직을 맡으면서 인사와 자금 관리를 총괄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재센터는 신생법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문체부로부터 6억7000여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일각에서는 장씨가 재산을 정리해 해외 도피를 준비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장씨는 최씨의 국정 농단 파문이 일자 제주도에 있는 본인 소유 토지(약 2만3700㎡)를 50여억원에 매물로 내놨다. 가치가 200억원 상당으로 추정되는 토지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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