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포츠에 70억 낸 롯데…"너무 많다" 3개월 협상 실패

입력 2016-11-06 10:00   수정 2016-11-06 11:00

롯데가 K스포츠재단과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동안이나 기부 금액을 깎기 위해 협상을 벌이다 결국 70억원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씨 최측근인 고영태씨가 협상 테이블에 직접 나오는 등 K스포츠재단의 압박이 커지자 롯데가 협상을 포기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협상 과정에선 청와대의 집적 개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6일 롯데에 따르면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과 이석환 대외협력단 기업사회적책임(CSR)팀장(상무)은 지난 3월 사실상 최순실씨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K스포츠재단과 처음 접촉했다.

이전부터 K스포츠재단은 "엘리트 스포츠 육성을 위해 제안할 일이 있다"며 롯데에 면담을 요청해왔다.

정현식 K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 등은 대외협력 부문 책임자인 소 사장과 인사를 나누고 명함을 교환했고, 이후 실무 차원의 협의는 이 상무가 주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K스포츠재단은 "대한체육회가 소유한 하남 땅에 엘리트 스포츠, 특히 배드민턴·승마 등 비인기 종목을 육성하기 위한 시설을 지으려는데 땅은 우리가 마련할 테니 건축 비용을 롯데가 내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했다.

그러면서 K스포츠재단은 롯데에 75억원을 요구했다. 롯데가 "너무 많다"는 반응을 보이자 K스포츠재단은 기부 금액을 70억원으로 수정해 제시했다.

그러나 롯데는 "절반인 35억원을 낼 테니 (K스포츠재단이 말하는 1개 체육인재 육성 거점에) 다른 한 기업을 더 끼워 절반씩 분담하게 해달라"고 다시 제안했다.

그러자 K스포츠재단은 "다른 기업들도 나머지 4개 거점에 다 하나씩 지원하기로 돼 있다"며 오히려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어진 실무진 접촉엔 최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씨가 '고민우'라는 가명이 박힌 명함을 들고 직접 등장하기도 했다.

롯데 등 대기업과의 협상 타결을 위해 최씨가 자신의 심복과 같은 고씨를 급파해 청와대의 의중을 직간접적으로 전달했을 가능성이 의심되는 부분이다. 3개월에 걸친 협상 과정에서 청와대가 신동빈 회장 등에 직접 협조를 요청했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날 연합뉴스는 익명을 요구한 롯데 관계자를 인용해 "전경련을 통해 이미 K스포츠재단이나 미르재단 설립 당시부터 청와대의 뜻이 반영됐다는 것을 전달받은 상태였다. K스포츠재단이 집요하게 다른 5개 거점도 기업들이 다 참여하는데 롯데만 안 할 것이냐는 식으로 압박해 거부할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보도했다.

결국 롯데쇼핑, 호텔롯데 등 롯데 계열사들은 CSR 관계자 회의 등을 거쳐 지난 5월 70억원을 분담, 공식 기부 계좌를 통해 K스포츠재단에 송금했다.

하지만 K스포츠재단은 송금 약 열흘 만에 롯데에 70억원을 다시 돌려줬다. '부지 확보가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였다.

재계에선 지난 6월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 압수수색이 임박했다는 수사 정보를 미리 입수한 최씨 측이 '뒤탈'을 염려해 서둘러 돈을 반납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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