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가 핀란드어였네!
그대와 함께 누비는 헬싱키
동화 같은 수오멘린나 섬에서
시나몬 롤과 마시는 향긋한 커피

핀란드의 또 다른 이름은 ‘숲과 호수’라는 뜻의 수오미(Suomi)다. 핀란드는 국토가 한반도의 1.5배 정도인데 10%가 호수고 69%가 숲으로 덮인 나라다. 핀란드 사람들은 주말이면 숲과 공원으로 스며든다. 울창한 숲길을 걷거나, 물가에 앉아 책을 읽거나, 풀밭 위의 식사를 즐기는 등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낸다. 일상의 피로는 사우나에서 훌훌 날려버린다. 숲과 호수와 사우나가 있는 삶. 이것이 핀란드의 매력이다.
물과 숲의 도시 헬싱키

아름다운 섬 수오멘린나

정통 핀란드 사우나에 대한 자부심

“사우나가 핀란드어란 걸 아세요?”
귀를 의심했다. 사우나가 핀란드어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전 세계에 사우나를 전파한 나라가 핀란드란다. 집집마다 사우나가 있어 사우나에서 몸의 피로와 마음의 근심을 훌훌 털어버리는 것이 일상이라는 것. 대통령도 귀한 손님이 오면 여름 별장의 사우나에 초대해 사우나 외교를 펼친다는 말에 입이 쩍 벌어졌다. 옛날엔 사우나에서 아이를 낳을 정도로 신성한 장소로 여겼다고 한다. 그만큼 ‘정통 핀란드 사우나’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정통 핀란드 사우나란 ‘카우하(Kauha·국자)’로 ‘키우아스(Kiuas·사우나 난로)’에 물을 끼얹어 ‘칙’하는 소리가 나는 ‘로욜리(Loyly·사우나 증기)’가 올라오는 증기 사우나인 ‘사부사우나(Savusauna)’를 말한다.
집 밖에도 사우나가 흔하다. 심지어 헬싱키 시내 한가운데 패스트푸드점인 버거킹에도 사우나가 있다. 직접 찾아가 보니 매장 지하 은밀한 곳에 벙커처럼 사우나를 품고 있었다. 매장 매니저는 이용료가 3시간에 250유로지만 사우나 옆에 맥주 냉장고를 갖춘 파티룸이 있어 각종 파티 장소로 예약 문의가 많다고 했다. 사우나를 하다 배가 고프면 1층에서 햄버거를 주문해 먹으면 된다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버거킹보다 더 인기몰이 중인 곳은 ‘해변의 사우나 콤플렉스’라는 이색 콘셉트의 ‘로욜리’다. 짙푸른 발트해 옆 메리스타마 공원 끝자락에 지은 2층 건물로, 전체를 나무로 마감해 나무향이 솔솔 난다. 안에는 사우나와 사우나 후 시원하게 한잔하기 좋은 바를 갖췄다. 뜨거운 사우나에서 몸을 풀고,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차가운 맥주, 상상만으로도 상쾌하지 않은가?

맛있는 중세도시, 투르쿠

투르쿠 성과 대성당 등 유적을 돌아보면 핀란드의 지난 역사를 고스란히 읽을 수 있다. 아우라 강 하구를 지키는 투르쿠 성은 1280년 스웨덴의 핀란드 점령기에 난공불락의 요새로 축조됐다. 왕궁보다는 방어 역할에 충실했던 탓에 화려하진 않지만 내부의 감옥, 연회장, 예배당, 핀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벽화 등이 남아 있다.
고딕 양식 벽돌 건물의 투르쿠 대성당은 1300년에 세워진 루터파 주교회다. 1827년 화재로 훼손돼 18세기에 다시 지어졌다. 내부에는 핀란드 여성으로 처음 스웨덴 왕비가 된 카타리나(Catharina)의 석고상과 무덤도 있다. 워낙 존경받던 인물이라 지금도 그 앞에 늘 생화가 놓여 있다. 대성당은 결혼식 장소로도 인기다. 투르쿠의 명소를 둘러본 후엔 아우라 강 뱃놀이를 즐길 차례다. 전기 보트 ‘라나’를 빌리면 바다까지 쭉 이어지는 아우라 강을 오가며 중세 도시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그렇게 투르쿠의 여유는 아우라 강을 타고 흐른다.
우지경 여행작가 traveletter@naver.com
여행 팁 - 인천공항서 헬싱키까지 매일 직항 운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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