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화재, MS·월마트 회사채에 300억 투자

입력 2016-11-06 19:34  

미국 우량 장기회사채 '직구' 나선 보험업계

비교적 금리 높고 안정적
삼성운용, 미국회사채 전문펀드도
환율변동 위험 헤지가 과제



[ 이지훈 기자 ]
손해보험업계 2위 동부화재가 지난달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월마트의 30년물 회사채에 총 300억원을 투자했다. 국내 보험사들이 우량 채권 물량이 풍부하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미국 회사채 투자를 늘림에 따라 미국 회사채에만 투자하는 펀드를 설정하려는 운용사도 나오기 시작했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부화재는 지난달 미국 MS와 월마트의 30년물 장기 회사채를 150억원어치씩 사들였다. 이들 회사의 30년물 채권 금리는 연 3.7~3.8% 수준으로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인 연 2.56%(지난 4일 종가 기준)에 비해 1%포인트 이상 높다. 동부화재는 이번 투자를 통해 매년 11억~12억원 규모의 이자수입을 챙길 수 있게 됐다.

국내 보험사들은 약 5% 수준인 해외 유가증권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해외 채권에 투자해 저금리 장기화로 인한 수익률 하락에 대비하려는 차원이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MS와 월마트 외에도 해외 장기 회사채 투자를 늘리고 투자 비중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2020년께 도입될 예정인 국제 보험회계기준(IFRS4 2단계)의 영향으로 자산 듀레이션(duration·가중평균잔존만기)을 늘려야 하는 점도 한 요인이라고 짚었다. IFRS4 2단계에서는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부채 듀레이션이 급증한다. 이 때문에 자산보다 부채의 만기가 길면 금리 하락 시 보험사의 부채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 생명보험사 최고운용책임자(CIO)는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가능한 한 일치시켜 듀레이션 격차를 해소하는 게 모든 보험사의 지상과제”라며 “국내 보험사들이 정확한 투자 내용을 밝히진 않지만 미국 우량 회사채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우량 장기 회사채는 금리가 높을 뿐 아니라 안정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동부화재가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장기 신용등급은 최고 등급인 ‘Aaa’(무디스 기준)다. 월마트 장기 신용등급은 한국 정부와 같은 ‘Aa2’로 높은 수준이다. 이 밖에 신용등급이 우수한 코카콜라, 애플, 페이스북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미국 장기 회사채 전용 투자상품을 만드는 움직임도 있다. 미국 회사채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펀드 설정을 검토 중인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수요조사를 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 금리가 오르더라도 미국 장기 회사채 금리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자산 듀레이션 확대와 운용수익률 제고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미국 회사채 투자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장기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기 채권은 환율 변동 위험을 완벽히 헤지(회피)하는 게 힘들기 때문. 현재의 우량 회사가 30년간 건전성을 유지할 것이란 보장도 없다. 보험사 관계자는 “페이스북의 회사 가치가 30년 뒤에도 보장될 것이라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며 “당장의 수익률을 보고 무리하게 회사채 투자를 늘릴 경우 장기적으로 큰 리스크를 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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