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넉 달만에 1150원대 진입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선 승리에 바짝 다가서면서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고, 원화 등 신흥통화는 가파른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9일 아시아외환시장에서 오후 1시30분 현재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전날보다 2.9% 하락한 102.12엔에 거래중이다. 엔·달러 환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급등하는 것을 의미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오전 11시 이후부터 텍사스 등에서 트럼프의 승리가 차례로 확정되자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매수 움직임이 퍼졌다"며 "달러화 대비 엔화가치가 1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초박빙의 접전 끝에 플로리다, 오하이오 주에서 클린턴을 이겼다.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주는 펜실베이니아와 함께 선거인단 67명이 걸린 3대 경합주로 꼽힌다. 1960년 이후 이들 3개 주 가운데 2개 주에서 이기지 못한 후보가 대통령이 된 적은 없었다.
트럼프의 우세 소식이 전해지자 오후 12시30분께 엔·달러 환율은 101엔대 초반으로 떨어지며 100엔대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급락(원·달러 환율 급등)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1시3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6원 오른 1152.6원에 거래중이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150원대로 진입한 건 지난 7월 12일(장중 1152.7원) 이후 넉 달만이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의 대선 승리로 윤곽이 잡힐 경우 원·달러 환율이 117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간 금융시장은 클린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선반영해왔다"며 "트럼프 후보의 선전으로 예상치 못했던 충격이 반영되는 가운데 승리가 가시화되면 1170원대 진입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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