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국산업 보호강화로 적자업종 통상압박 예상
1조달러 공공인프라 투자…건설 관련산업 기회 될 듯
[ 김순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국내 산업계도 희비가 갈리고 있다.
KOTRA는 9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경제·통상정책 방향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자의 강력한 보호무역정책 때문에 한국의 자동차, 철강, 섬유산업 등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선거기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미국 내 일자리를 좀먹는 조약”이라고 강력 비판하며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주장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FTA가 전면 재협상될 경우 2017년부터 5년간 자동차산업에서만 수출이 269억달러 줄고 일자리 24만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율이 2.5%에 불과하지만 한·미 FTA가 전면 재협상될 경우 미국으로의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철강, 섬유, 전자산업도 피해가 우려된다. 트럼프는 철강, 섬유처럼 미국의 무역적자가 심한 업종에 강력한 ‘자국 산업 보호정책’을 펼 전망이다. 올 들어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열연·냉연강판에 반덤핑 관세 폭탄을 맞은 것도 향후 가해질 통상 압박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섬유도 미국 내 기반이 무너진 업종으로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보호조치가 예상된다.
한화큐셀, OCI 등 태양광업체들은 직격탄을 맞게 됐다. 트럼프가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를 ‘사기’라고 지칭하며 친환경에너지 정책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공공 인프라, 전통 에너지, 의료 등과 관련한 국내 기업은 대미(對美) 수출 기회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가 임기 중 1조달러(약 1154조원) 규모의 공공인프라 투자를 공언하고 있어서다. 윤원석 KOTRA 정보통상지원본부장은 “트럼프가 공공보건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해외 의약품 수입 개방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국내 의약품 수출기업들도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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