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 10나노 경쟁, 삼성·TSMC·인텔 3파전…공정 효율화가 승부처

입력 2016-11-10 17:30   수정 2016-11-1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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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판이 바뀐다 (5)

TSMC 54.3% 점유 최강자
삼성, 미세화 기술로 도전장
인텔, ARM 활용 생산나서



[ 노경목 기자 ] 삼성전자는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과 관련해 2건의 보도자료를 내놨다. 지난 1일에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의 파운드리 공장에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으며, 3일엔 미 산타클라라에서 ‘파운드리 포럼’을 열고 10나노 공정을 공개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의 존재감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강자인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선 아직 도전자다. 대만 TSMC가 54.3%를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TSMC의 10분의 1 수준이다. 여기에 인텔까지 뛰어들며 3파전의 막이 열리고 있다.

파운드리는 반도체업계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다.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가 만든 설계도에 따라 반도체를 개발한 뒤 고객에게 넘긴다. 대개 OEM 업체들이 업계를 막론하고 ‘을’의 처지를 벗어나기 힘든 것과 달리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은 ‘갑’에 가깝다. TSMC는 제조업체로서는 경이적인 30%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다. 팹리스가 필요로 하는 미세공정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파운드리가 많지 않아서다.

130나노미터(㎚) 정도면 충분하던 10여년 전만 해도 20여개 기업이 경쟁했으나 14㎚까지 공정이 고도화되면서 4~5개 업체만 의미 있는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필요한 반도체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파운드리 시장은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성장성이 높은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2005년 214억달러 규모였던 파운드리 시장은 지난해 494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했다. 2015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2.3% 감소하는 동안에도 파운드리 시장만은 4.4% 커졌다.

이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TSMC는 뺏고 뺏기는 싸움을 하고 있다. 지난해 초 14㎚ 파운드리를 가동한 삼성전자는 TSMC에 위탁 생산하던 애플 아이폰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대부분을 따냈다. 올해부터 서서히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10㎚ 공정에서는 TSMC가 애플을, 삼성은 퀄컴 물량을 수주했다. 여기에 인텔도 지난 8월 세계 최고의 AP 설계업체인 ARM과 손잡고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2013년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해 주로 중국 팹리스들의 반도체를 제작해온 인텔은 10㎚ 공정부터 ARM의 설계 기술을 기반으로 한 AP를 생산하기로 했다. 여기서 처음 생산될 제품은 LG전자 스마트폰에 들어갈 AP다.

비슷한 미세화 기술을 갖춘 삼성전자와 TSMC, 인텔의 경쟁은 내년부터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세화가 곧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되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파운드리에서는 미세화가 이뤄지는 만큼 공정 단계가 늘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미세화 수준이 비슷한 가운데 공정 효율화를 얼마나 더 높일 수 있는가?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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