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기로에 선 美 초저금리 정책
Fed 줄곧 비판…취임 후 급격한 인상 가능성
옐런 거취도 변수…트럼프측 "사임 요구 없다"
[ 뉴욕=이심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9일(현지시간) 미 국채(10년물) 금리는 연 2%를 돌파해 최근 9개월래 최고를 기록했다. 이날 하루에만 0.20%포인트 급등하며 연 2.07%까지 치솟았다. 하루 상승폭으로는 2013년 7월 이후 최대치다. 트럼프 당선자가 공약한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에 사용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차기 정부가 국채를 대량 발행할 것이란 전망이 국채 금리를 밀어올렸다.
○“초저금리 쓰임새 다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당선자가 취임 후 수개월 내 미국의 거시경제정책을 재정정책으로 선회할 것이라고 10일 관측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해왔다.
트럼프 경제자문위원인 토머스 바락 콜로니캐피털 대표는 “(정책 조합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성장을 위해서는 중앙은행의 개입 외에 다른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자문역인 앤서니 스크라무치 스카이브리지캐피털 최고경영자(CEO)도 “우리는 재정정책으로 확실히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T는 트럼프의 경제자문역들이 미국 중앙은행(Fed)이 그동안 유지해온 초저금리 정책의 쓰임새가 다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자도 초저금리 정책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지난 9월 오하이오주 유세에서 “저금리가 ‘가짜경제’를 양산하고 있다”며 “현재 유일하게 강한 것은 저금리가 만든 인위적인 주식시장뿐”이라고 말했다.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스탠더드라이프 인베스트먼트는 9일 낸 보고서에서 트럼프 정부 아래에서 Fed의 금리 인상 속도가 오바마 정부에서보다 훨씬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12월 금리 인상 원점으로?
관건은 금리정책 결정권을 쥔 Fed의 태도다. 당장 다음달 14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인지 불투명해졌다. 대선 직전인 지난 4일 발표된 10월 고용동향이 호조를 보여 12월 금리인상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도 다음달 금리 인상 확률을 80%까지 높여잡았다.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CNBC는 예상치 못한 대선 결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차기 금리인상 시점에 의문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페드워치가 예상한 다음달 금리인상 확률도 이날 다시 50%로 급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월 ?전문가를 인용해 “재닛 옐런(사진)이 이끄는 Fed는 불확실성을 싫어한다”며 “차라리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는 편을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달 FOMC 회의까지 5주가 남아 있어 어떤 일도 벌어질 수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옐런 의장 거취도 변수
트럼프 당선자가 옐런 의장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는 유세 과정에서 옐런 의장을 겨냥해 “초저금리 유지로 오바마 정부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돕고 있다”며 취임 후 교체를 시사해왔다.
트럼프의 경제자문역인 주디 셸튼은 “당선자는 옐런 의장의 사임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화했지만 2018년 2월 옐런의 임기 만료 이후에는 재지명하지 않고 새 인물을 앉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의 Fed 감독권을 강화한다는 그의 공약이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을 통해 현실화하면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라는 정치적 이슈로도 번질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당선자가 취임 후 공석으로 있는 두 개의 Fed 이사 자리에 물가 안정을 중시하는 매파 성향의 인사를 임명해 금리를 급격히 인상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자가 취임 후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펼치면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 Fed가 다시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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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줄곧 비판…취임 후 급격한 인상 가능성
옐런 거취도 변수…트럼프측 "사임 요구 없다"
[ 뉴욕=이심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9일(현지시간) 미 국채(10년물) 금리는 연 2%를 돌파해 최근 9개월래 최고를 기록했다. 이날 하루에만 0.20%포인트 급등하며 연 2.07%까지 치솟았다. 하루 상승폭으로는 2013년 7월 이후 최대치다. 트럼프 당선자가 공약한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에 사용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차기 정부가 국채를 대량 발행할 것이란 전망이 국채 금리를 밀어올렸다.
○“초저금리 쓰임새 다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당선자가 취임 후 수개월 내 미국의 거시경제정책을 재정정책으로 선회할 것이라고 10일 관측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해왔다.트럼프 경제자문위원인 토머스 바락 콜로니캐피털 대표는 “(정책 조합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성장을 위해서는 중앙은행의 개입 외에 다른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자문역인 앤서니 스크라무치 스카이브리지캐피털 최고경영자(CEO)도 “우리는 재정정책으로 확실히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T는 트럼프의 경제자문역들이 미국 중앙은행(Fed)이 그동안 유지해온 초저금리 정책의 쓰임새가 다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자도 초저금리 정책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지난 9월 오하이오주 유세에서 “저금리가 ‘가짜경제’를 양산하고 있다”며 “현재 유일하게 강한 것은 저금리가 만든 인위적인 주식시장뿐”이라고 말했다.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스탠더드라이프 인베스트먼트는 9일 낸 보고서에서 트럼프 정부 아래에서 Fed의 금리 인상 속도가 오바마 정부에서보다 훨씬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12월 금리 인상 원점으로?
관건은 금리정책 결정권을 쥔 Fed의 태도다. 당장 다음달 14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인지 불투명해졌다. 대선 직전인 지난 4일 발표된 10월 고용동향이 호조를 보여 12월 금리인상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도 다음달 금리 인상 확률을 80%까지 높여잡았다.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CNBC는 예상치 못한 대선 결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차기 금리인상 시점에 의문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페드워치가 예상한 다음달 금리인상 확률도 이날 다시 50%로 급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월 ?전문가를 인용해 “재닛 옐런(사진)이 이끄는 Fed는 불확실성을 싫어한다”며 “차라리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는 편을 선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달 FOMC 회의까지 5주가 남아 있어 어떤 일도 벌어질 수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옐런 의장 거취도 변수
트럼프의 경제자문역인 주디 셸튼은 “당선자는 옐런 의장의 사임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화했지만 2018년 2월 옐런의 임기 만료 이후에는 재지명하지 않고 새 인물을 앉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의 Fed 감독권을 강화한다는 그의 공약이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을 통해 현실화하면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라는 정치적 이슈로도 번질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당선자가 취임 후 공석으로 있는 두 개의 Fed 이사 자리에 물가 안정을 중시하는 매파 성향의 인사를 임명해 금리를 급격히 인상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자가 취임 후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펼치면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 Fed가 다시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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