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쇼크'로 은행들의 복잡해진 셈법

입력 2016-11-11 00:08  



(김은정 금융부 기자) 은행권이 최순실의 국정 농단 사태에 이어 ‘트럼프 쇼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부동산 재벌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국내외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져서다.

보호무역을 강하게 주장해온 트럼프 당선인의 향후 정책 방향이 수출에 주력해온 한국 기업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다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다시 한번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내년도 경영 전략을 재점검하고 있다.

이미 전략 수립을 마친 은행들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면서 목표치를 조정하려는 모습이다. 여기에 스스로를 ‘저금리 인간(low interest rate person)’이라고 지칭할 정도로 금리 인상에 반대하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의 영향으로 다음달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바뀌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금융 전문가들은 다음달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50% 밑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쇼크’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되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이자이익 축소로 은행들의 수익성 개선에는 부정적이다.

은행 관계자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사전적으로 연구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며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보면서 내년도 사업 전략을 미세 조정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내년도 최대 화두 중 하나가 리스크 관리기 때문에 ‘트럼프 쇼크’가 기업여신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특히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당장 국내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여건은 나쁘지 않다. 금융당국도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등 주요 은행이 권고 수준을 웃도는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갖췄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지표상으로는 양호하지만 이런 시장 상황에서는 최대한 외화유동성을 더 확보하는 게 필수적”이라며 “올해는 은행들의 외화 자금 조달이 거의 마무리 됐지만 당장 내년 초 일정을 위해 은행들이 시장 변동성 확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 /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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