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기완 기자 ] ‘수출+수입’ 세계 1위 중국
이 그래프는 <한국경제신문 비타민> 8월25일자에 실린 중국의 무역 자료입니다. 자료 출처는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K-stat)입니다. 이 그래프는 중국이 어떤 나라와 주로 수출하고 수입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2015년이 기준 연도입니다.
잠깐 세계 무역 규모를 국가별로 볼까요? 세계무역기구(WTO)가 발표한 ‘2015년 무역통계’를 보면 중국이 교역 총액(수출+수입) 3조9570억달러(약 4582조2000억원)로 세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3년 연속 세계 1위라는군요. 2위는 3조8130억달러를 기록한 미국입니다. 3위는 독일(2조3790억달러), 4위는 일본(1조2730억달러)입니다. 한국은 1조달러보다 조금 적은 9700억달러 수준입니다. 우리나라 무역액도 적은 것은 아니지만 세계 경제 악화로 1조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좋은 징조가 아닙니다.
자, 중국으로 되돌아가 볼까요? 중국도 2015년 실적이 2014년에 비해 모두 안 좋아졌습니다. 세계 경제 악화의 영향이 한국에만 미친 것은 아니었습니다. 중국은 전년에 비해 수출은 2.7%, 수입은 18.4% 감소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16년 상반기 실적도 좋지 않습니다. 중국 수출은 6.9%, 수입은 9.6% 줄었습니다. 중국 상황이 좋지 않으면 한국을 비롯한 거의 모든 나라도 무역 규모가 줄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가 많이 위축돼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국제 석유가격이 급락해 석유를 기반으로 한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은 결과입니다.
중국이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는 왼쪽 표에서 보듯 미국입니다.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무려 18%나 됩니다. 지난해 4100억달러어치나 수출했군요. 우리나라의 한 해 수출액이 5000억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미국 의존도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주의경제’ 버렸더니 성장
반면 중국이 미국 물건을 산 수입액은 1440억달러로 비중이 9.0%에 불과합니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 흑자는 2660억달러입니다. 올 상반기에도 1110억달러에 달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무역에서만 보면 중국은 미국과의 거래에서 큰 이익을 보고 있는 셈입니다. 중국은 한국에 얼마나 수출했을까요? 1014억달러입니다. 한국은 네 번째로 중국 물건을 많이 사주고 있습니다. 홍콩 3325억달러, 일본 1359억달러보다 조금 작은 규모입니다. 중국 수출의 특징 중 하나는 수출 상위 6개국을 뺀 다른 나라 비중이 51%나 된다는 것입니다. ‘세계의 공장’답게 골고루 수출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자, 이제 중국이 얼마나 수입하는지 볼까요? 중국이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는 한국입니다. 지난해 1743억달러어치를 중국이 한국에서 사갔군요. 중국 전체 수입의 10%를 조금 넘었습니다. 그 다음이 대만(1449억달러) 미국, 일본(1427억달러) 독일(874억달러)이었습니다. 기타 여러 나라에서 53%가량을 수입합니다.
정치적으로 일당 독재국가인 중국이 이처럼 성장한 이유는 사회주의경제를 버리고 시장경제를 도입한 때문입니다. 개방·개혁경제를 도입한 이후 중국은 빈곤에서 벗어나고 있을 뿐 아니라 중산층도 두터워지고 있습니다. 간혹 덩치가 커진 중국이 우리나라를 좌지우지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지요? 하지만 중국과 우리나라는 서로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경제적 먹이사슬로 엮여 있습니다. 중국이 한국에서 수입해 가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중국의 한국 수입품목을 보면 소위 ‘중간재’가 절반에 달합니다. 중국은 한국의 중간재를 가져가 완제품을 만들어 세계로 수출하는 구조입니다. 중국은 이처럼 한국, 대만, 일본 등에서 부품, 소재 등을 가져다가 제품을 만들어 팝니다. 이것을 우리는 국제 분업이라고 합니다.
중국이 힘을 과시해 한국 수입을 줄이겠다고 협박하는 것은 자살행위입니다. 한국이 중국에서 사 주는 물건도 꽤 많다는 것을 중국도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두 나라 무역액이 무려 2750억달러입니다.
‘사드 배치’ 빌미로 한국을 압박?
최근 북한 핵무기에 대비해 한국이 사드라는 무기를 배치하겠다고 했을 때 중국이 항의를 하긴 했으나 그것이 무역 보복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중국 경제가 안 좋은 마당에 ‘무역 대국’인 한국과 적대관계가 된다면 중국 경제가 더욱 좋지 않은 상황으로 빠질 수도 있습니다. 국가 간 무역이 활발하다는 것은 경제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자유무역을 하는 나라끼리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둘 다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개방경제와 자유무역은 그래서 ‘윈윈’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미 개방경제에 있기 때문에 자유무역을 선언하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조항을 깨기도 어렵습니다. 중국의 최대 무역국이 한국과 동맹관계인 미국이라는 점도 눈여겨보세요. 이 그래프는 중국의 무역 현황 이외에 세계가 얼마나 긴밀하게 엮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이기도 합니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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