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블랙 리스트 이승환입니다."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문화제 마지막 주자로 무대에 오른 가수 이승환이 시민들에게 자신을 '블랙리스트'라고 소개했다.
'블랙리스트'는 그의 희망 사항이다. 이승환은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이슈가 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그는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창피한 기분"이라며 "그래서 요즘 분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승환은 '분발' 중이다. 지난 11일 가수 이효리, 전인권과 함께 부른 노래 '길가에 버려지다'를 무료 배포했다. 이 곡은 가수들이 재능기부로 만든 '국민 위로곡'이다.
앞서 지난 1일엔 소속사인 서울 성내동 드림팩토리 사옥 외벽에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그는 신고를 받은 경찰 방문에 현수막을 철거했지만 변호사 자문 후 다시 내걸었다. 재설치한 현수막엔 '가자, 민주주의로!'란 문구를 추가했다.
이승환은 이날도 분발했다.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덩크슛', '물어본다', '폴 투 플라이(Fall To Fly)' 등 자신의 히트곡을 연창했다.
특히 '덩크슛'을 부를 땐 '주문을 외워보자, 야발라바히기야'를 '하야하라 박근혜'로 바꿔 불러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야당 국회의원들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문화제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을 지목하며 "야당에선 나를 같은 편이라고 생각해 좋아할 것 같지만 나는 정치인들의 편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승환은 이어 "나는 시민들의 편일 뿐"이라며 "야당 의원들은 지금이라도 간 보는 것을 그만 하고 국민들을 위해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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