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역사의 변곡점에 선 한국

입력 2016-11-13 17:52   수정 2016-11-13 19:32

혼란스러운 세상
국민의 삶 이대로 멈출 수 없어

4차 산업혁명 물결에 선제적 대응
성장동력 찾고 번영 초석 놓을
경제안정 리더십 절실

관성적 규제·갈등 구태 못벗으면
결국은 뒤처져 주저앉을 것

조명현 < 고려대 교수·경영학 객원논설위원 chom@korea.ac.kr >



세상이 혼란스럽다. 국내에서는 최순실 사태로, 해외에서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보면 먹고사는 문제 앞에서는 그 무엇도 중요치 않게 돼버린 것 같다. 더 나아가 시민의식과 대의명분, 민주주의로 대변되는 근대사회가 종말을 고하고 있는 역사의 변곡점에 우리가 서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미래 세상이 아무리 어지럽더라도 국민의 삶은 지속 발전돼야 한다. 대한민국도 자유 민주주의 국가로서 계속 번영해야 한다. 세상에 대한 통찰력과 혜안을 가진 훌륭한 지도자와 좋은 정책들이 발전된 삶과 번영하는 대한민국을 위한 필요조건일 것이다.

거대담론에서 현실경제로 눈을 돌려보자. 현재의 경제적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첫걸음은 새 경제부총리를 하루빨리 인준해 그가 경제를 안정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새 경제수장은 구조조정, 보호무역주의 같은 긴급현안에 대한 대응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기술과 산업이 융합을 통해 끊임없이 또 다른 기술혁신과 산업을 창출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진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이를 활용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도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즉, 계속 번영하는 대한민국을 위한 초석을 놓아야 한다.

증기기관의 개발이 수천년 농경사회에 종지부를 찍고 자본주의 시대를 연 것 이상으로, 4차 산업혁명은 사회 전반과 삶의 영역까지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 흐름과 본질을 정확히 읽고 거대한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로봇공학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기술과 시장 선점을 위한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주요국과 글로벌 기업들은 시대적 패러다임의 변화에 일찍부터 발걸음을 재촉해 왔다. 미국은 구글,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이 주도하는 가운데 정부가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으며, 독일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전통 제조업을 고도화하는 ‘인더스트리 4.0’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중국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앞세워 주도권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준비에 뒤처져 있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국가별 4차 산업혁명 준비 수준에서 한국은 세계 25위에 머물렀다. 정부도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 등 진흥정책을 수립하는 등 노력하고 있으나 걸음마 수준이다. 국회도 최근 국정감사를 보면 여전히 민원성 이슈나 기업 옥죄기에 머물러 있다. 민·活?머리를 맞대고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거나 담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경우는 잘 보이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의 기간산업인 ICT산업에서 더욱 그렇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주요 기술혁신과 산업은 ICT를 활용하며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상반기 진행된 방송통신 분야 인수합병(M&A)을 보더라도 미래 성장동력 발굴이라는 시대적 과제는 뒷전에 밀린 채,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과 규제가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음을 재확인할 뿐이다. 반면 95조원 규모의 AT&T와 타임워너 간 M&A는 변화되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시장의 역동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정부와 국회, 기업 모두가 관성적인 규제, 갈등 등 구태에서 탈피하지 못한다면 4차 산업혁명에서 뒤처질 것이다. 정부는 과거와 차별화된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고 산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제도를 정비하고 국회는 이를 뒷받침할 법제도 기반 구축에 주력해야 한다. 기업도 기존의 파이 나눠먹기식 다툼을 멈추고 새로운 사업영역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한국에 도전이자 기회다. 4차 산업혁명에 한국이 얼마나 적절히 대응하느냐에 따라 한국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회장의 말이다. 우리의 준비와 대응에 따라 결과는 천양지차일 것이다. 이제라도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기 위해 새로운 경제수장을 중심으로 중지를 모아야 한다.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4차 산업혁명은 혼란스러운 시대의 우리에게 생존의 또 다른 이름이다.

조명현 < 고려대 교수·경영학 객원논설위원 chom@korea.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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