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그룹 회장, 한국서 윤종규 KB금융 회장만 찾은 이유

입력 2016-11-14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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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금융부 기자)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KB금융그룹의 글로벌 전략, 자본시장 담당 임원들은 랄프 해머스 ING그룹 회장을 맞는 데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해머스 회장이 취임 후 한국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통역 없이 한 시간 가량 해머스 회장과 글로벌 시장 전망과 협업이 가능한 사업 부문 등에 대해 심도 깊은 얘기를 나눴습니다. 특히 영업점 위주의 은행이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지 등 은행업의 미래에 대한 논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머스 회장은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 걸쳐 5만2000여명의 직원을 갖춘 ING그룹을 이끌고 있습니다. 관리하고 있는 고객 수만 3500만명에 이릅니다. 시가총액 기준 유럽 5위 금융그룹으로 꼽힙니다.

해머스 회장은 최근 한국을 거쳐 일본, 태국 등을 잇따라 방문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 11일 윤 회장과 주한 대사 등을 만난 뒤 해머스 회장은 이튿날 아침 곧바로 출국했습니다. 한국 금융그룹이나 주요 은행 중 별도의 면담 일정을 잡은 건 KB금융이 유일했습니다.

국민은행과 인연 그리고 KB금융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윤 회장에 대한 신뢰가 작용했다고 합니다. ING그룹은 1999년 옛 주택은행 지분을 매입한 뒤 2013년 지분을 팔 때까지 주주로 함께 한 인연이 있습니다. 여기에 윤 회장이 국민은행의 재무전략본부장(CFO), 개인금융그룹 대표 등을 지낸 덕분에 과거 사업 내용과 앞으로 추진 가능한 세부적인 시너지 창출에 대한 대화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하네요.

장신(長身)의 해머스 회장으로 인해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고 합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전 세계의 최장신 국가는 네덜란드입니다. 네덜란드 남성의 평균 키는 182.5㎝라고 합니다. 네덜란드 출신의 해머스 회장 역시 190㎝ 이상의 큰 키를 뽐내고 있죠.

윤 회장과 면담을 마친 후 KB금융 관계자들과 사내용 기념 촬영을 하는데, 아무래도 큰 키의 해머스 회장 때문에 구도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렇다 보니 해머스 회장이 무릎을 구부리거나 비스듬하게 서는 등 다양한 포즈를 시도했다고 하네요. 앞으로 ING그룹과 KB금융이 투자은행(IB)이나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가시적인 협업 성과를 내 윈윈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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