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국제유가, 트럼프 당선 효과?

입력 2016-11-15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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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 영향으로 당분간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전통 에너지에 적용되던 환경 규제를 완화시켜 석유 생산이 증가할 수 있고, 키스톤 XL 송유관 프로젝트를 승인해 미국 내 원유 공급 과잉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영증권은 15일 미국 대선 결과를 반영해 국제유가 전망치를 2016년말 50달러, 2017년말 6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11월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에서 감산이 결정될 확률을 3분의 2로 가정한 전망치다.

실제 국제유가는 이 같은 환경 변화를 반영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두바이유 가격이 상승 이틀 만에 다시 하락하며 배럴당 41달러 선으로 내려서는 등 국제유가가 일제히 떨어졌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날 두바이유 현물 가격이 전 거래일보다 1.75달러 하락한 배럴당 41.95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두바이유 가격은 9월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이 원유 감산에 합의하면서 한때 50달러를 넘어서는 등 강세를 보였으나 최근 감산 조처의 실제 이행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면서 다시 크게 하락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보다 32센트 하락한 배럴당 44.43달러로 거래?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전 거래일보다 9센트 떨어진 배럴당 43.3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로 일제히 하락했다. OPEC의 지난달 하루 평균 생산량이 3364만 배럴로 사상 최고 수준에 달한 데다 미국에서 오일 채굴장치 가동이 늘고 있다는 지난주 발표가 투자자들의 심리를 불안하게 했다.

천원창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당선으로 유가 하락 압력이 강해지면서 11월30일 OPEC 정례회의에서 감산 필요성이 높아진 점도 유가 상승 요인"이라며 "다만 원유 생산량이 증가하는 폭 보다 유가 하락폭이 더 커지는 경우, 미국 석유 기업들이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친석유 기업 성향의 공화당이 유가 하락폭을 제한할 유인이 있는 점도 고려 대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유정을 폭파시켜야 한다거나 이란과 핵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고 발언한 점도 유가 상승을 촉발시킬 수 있는 리스크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천 애널리스트는 "하지만 내년 말까지 유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기존 시각은 유지한다"면서 "미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산유량 증가 속도가 둔화되는 동시에 원유 수요는 견조하게 증가하면서 내년 말쯤 수급 균형에 거의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이 미국 산유량을 증가시킬 수 있겠지만 커다란 방향성을 바꿀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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