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급감한 한국 대표기업] "3분기 성장절벽 겨우 버텼는데…최순실 특검·청문회 갈수록 태산"

입력 2016-11-1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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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간판기업 '내우외환' 최악위기

"총수들 불려다닐텐데 제대로 경영 되겠나"
연말 인사·조직개편·신사업 발굴 올스톱
트럼프 리스크 겹쳐 내년 사업계획 못 짜



[ 장창민 / 주용석 / 도병욱 기자 ]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이노베이션 LG전자 등 국내 10대 그룹 주력 계열사의 성장엔진이 약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촉발된 기업 사정 정국에 휘말렸다. 앞으로 특검과 청문회 등에 기업인들이 끌려다니는 동안 “소는 누가 키우냐”는 하소연마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돼 대내외 변수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계에 부닥친 간판 기업들

삼성전자 등 10대 그룹 간판 기업의 올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경제신문이 이들 기업 10곳의 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간판 기업 10곳의 3분기 매출 합계 143조7300억원은 국제회계기준(IFRS)이 의무화된 2011년 1분기(136조9100억원) 이후 22분기 만의 최저치다. 증감률로 따지면 올 3분기 매출 감소폭(-7.6%)은 지난해 2분기(-8.0%) 이후 가장 크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7.5%) 현대자동차(-5.8%) SK이노베이션(-22.1%) LG전자(-5.8%) 포스코(-8.9%) GS칼텍스(-10.6%) 현대중공업(-19.0%) 등 7곳의 3분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삼성전자의 매출 감소폭(-3조8600억원)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매출이 늘어난 곳은 롯데쇼핑(1.3%) (주)한화(8.0%) 대한항공(5.1%) 등 세 곳뿐이다.

간판 기업들의 성장성이 한계에 부닥치면서 이익도 줄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이른바 ‘빅2’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가까이 급감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조금 늘었다.

◆사정정국 확산에 웅크린 재계

재계의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각종 경기지표와 경영 환경은 눈에 띄게 나빠지는데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정부도 국회도 경제는 안중에 없어서다. 사정 정국 확산도 큰 부담이다. 주요 기업 총수들이 이미 검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특검과 국회 국정조사까지 이뤄지면 기업인들이 또다시 불려다닐 게 뻔하다.

재계에서는 기업 인사나 투자계획 수립, 신성장동력 발굴 등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내놓고 있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주요 그룹은 사정 정국 확산으로 인사 폭과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분위기다.

10대 그룹의 한 임원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 환경으로 고전하는 와중에 최순실 사태에 기업들까지 엮여 특검과 청문회 대상에 오르는 등 정치 리스크가 커진 상태”라며 “당장 특검이 시작되면 기업 총수를 또 부를 텐데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경영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그룹 임원은 “기업들이 뭄?정치 이슈에 매몰돼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노골적인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내세워온 트럼프의 당선으로 외부 변수에 의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내우외환(內憂外患)’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을 계기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대내외 변수가 급변하면서 내년 사업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들여다봐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장창민/주용석/도병욱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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