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칼 위에 선 '야당천하'…특검·국조 밀어붙이며 '최순실 정국' 주도…수습 못하고 혼란 지속땐 역풍

입력 2016-11-16 19:31   수정 2016-11-17 05:48

새누리, 사실상 '식물정당' 전락
3야 '대통령 퇴진' 장외투쟁 돌입

거국내각 구성땐 야당이 주도
국정운영권까지 손에 쥐게 돼

"수권정당 모습 못 보여주면 내년 대선서 심판 받을수도"



[ 홍영식 / 은정진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지도력을 상실하고, 새누리당이 ‘식물정당’으로 전락하는 동안 야당이 ‘최순실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

야3당은 ‘최순실 특별검사법안’과 국정조사를 밀어붙였고, 한·일 양국이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가서명한 것과 관련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공동 제출키로 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박 대통령 퇴진운동을 본격화하면서 국가운영 로드맵까지 짜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명실상부한 ‘야당 천하(天下)’다. 그만큼 책임은 더 무거워졌다. 정국 수습을 제대로 못 하고 혼란이 지속될 땐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말 그대로 ‘양날의 칼’ 위에 섰다는 지적이다.

야당은 16일 검찰 수사를 받겠다던 박 대통령이 수사 연기를 요청하고 하야 불가 뜻을 시사하자 본격적인 퇴진 투쟁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국민주권운동본부’ 현판식을 하는 등 장외투쟁 채비를 갖췄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의원들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현장을 찾아 “수사를 거부하는 박 대통령이 제정신이냐. 검찰은 대통령의 형사소송법상 지위를 피의자로 하고 더 강도 높은 수사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르·K스포츠재단에 돈을 내거나 최순실에게 돈을 준 재벌 대기업들에도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회의실에 ‘박근혜 퇴진은 국민의 명령’이라는 배경막을 설치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시민사회와의 공조체제 구성을 두고 이견을 보이는 등 주도권 다툼도 치열하다.

야당은 ‘최순실 특별검사’ 추천권뿐만 아니라 앞으로 거국중립내각이 구성된다면 총리 추천권도 갖게 된다. 총리가 각 부 장관을 추천하게 되지만 청문회 등을 감안하면 야당과 협의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거대 야당은 법안 처리에서도 주도권을 쥐면서 자연스럽게 국정운영에 개입할 여지가 크다. 선거도 안 치르고 국정운영권을 고스란히 야당이 갖게 된다는 지적도 있다. 야당은 법인세 인상과 경제민주화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논란도 일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야당과 시민사회, 지역까지 함께하는 비상기구에서 국가운영 로드맵을 논의하자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에게 국군통수권까지 내놓으라고 해 위헌 논란을 불렀다. 문 전 대표의 ‘국가운영 로드맵’ 발언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선 “국민 위임을 받지 않은 기구에서 국가 과제를 논의하도록 하는 구상은 대의민주주의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벌써 대통령이 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소속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선거를 통하지도 않고 국민이 만들어준 권력을 통째로 탈취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야당은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정국 연착륙을 위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전략 아래 ‘수권정당’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내년 대선에서 민심이 돌아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홍영식 선임기자/은정진 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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