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위안화 약세는 전혀 달갑지 않은 변수다. 지난해 8월에도 중국 당국의 위안화 절하조치 이후 국내 증시와 실물경제에 충격이 적지 않았다. 더구나 트럼프 당선자는 중국에 45% 보복관세, 환율조작국 지정을 공언한 상태다. ‘트럼프 리스크’라 할 만하다. 미·중 간 환율전쟁이 벌어진다면 한국만 새우등 터지는 꼴이 된다.
다행스런 점은 위안화가 달러화에는 약세지만 아직은 원화 등 다른 통화에 상대적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13개 교역상대국 통화 대비 위안화의 상대적 가치를 나타내는 ‘CFETS 위안화지수’는 94.33으로 한 주 전보다 되레 0.6% 상승(위안화 강세)했다. 하지만 달러화 대비 위안화 약세가 지속된다 ?중국의 자본이탈을 가속화시켜 통화 약세를 더 부채질할 게 뻔하다. 중국 당국의 달러 매도 개입으로 외환보유액(10월 3조1200억달러)이 5년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위안화 절하속도를 다소 늦추는 데 그쳤다. 중국은 ‘무역흑자 속에 통화약세’라는 비정상에 처한 것이다.
‘강한 미국’을 내건 트럼프는 취임 이후 중국을 거칠게 다룰 공산이 크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무역 갈등을 빚는다면 한국 등 신흥국에는 커다란 위협요인이 될 것이다. 한국은 최근 6년간 대중 직접투자가 270억달러, 중국 주식 투자잔액은 124억달러에 이른다. 중국에 나가 있는 자산을 포함해 해외자산 포트폴리오를 면밀히 점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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