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입학 취소' 됐지만…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혹들

입력 2016-11-18 13:42   수정 2016-11-18 15:55



[ 김봉구 기자 ] 교육부가 이화여대에 정유라의 ‘입학 취소’를 요구했다. 그간 제기된 정유라의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 개입한 이대 교수 등 관련자에 대해선 징계 요구, 검찰 고발, 수사 의뢰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의 이화여대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이화여대에 감사관 15명을 투입해 △정유라 입학 특혜 △정유라 학사관리 특혜 △특혜 제공 교수들에 대한 대가성 연구비 부당 수주의 크게 3가지 의혹에 대해 감사를 벌였다.

◆ 정유라, 면접서 "금메달 보여드려도 되나요?"

정유라는 지난 2014년 10월 이대 체육특기자전형 면접 당일, 원칙적으로 반입이 금지된 메달을 갖고 들어가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면접장에선 면접위원들에게 “금메달을 보여드려도 되나요?”라고 물은 뒤 직접 보여주기까지 했다. 원서 접수 마감일 후에 따낸 메달을 평가 실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무리수’였다.

이를 사전에 인지한 남궁곤 당시 입학처장은 면접위원들에게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강조했다. 메달을 들고 면접장에 들어가겠다는 정유라의 요청을 임의로 허가하는 등 남 처장이 면접평가에 ‘부당 개입’한 사실도 추가 확인됐다.

1단계 서류평가 9등에 그친 정유라를 합격권인 6등 이내에 들게 하려고 면접 점수를 조정한 정황도 드러났다. 일부 면접위원 주도로 정유라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지원자 2명을 ‘과락 대상자’로 점찍었다. 이들의 수험번호를 호명하는 등 조직적으로 탈락시켜 결과적으로 정유라의 입학을 도왔다는 것이다.

당시 정유라를 합격시키기 위해 억울하게 탈락한 지원자 2명을 구제할 방안도 마땅치 않다. 이 장관은 “이 경우에 차점자를 다시 입학 허가하는 등의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현재로선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입학 뒤 출석 및 학점 부여 등 학사관리 특혜 의혹도 대부분 사실이었다. 정유라는 모두 8개 수업에 단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았지만 해당 과목 교수들은 출석을 인정했다. 과제물 미제출 또는 부실 제출에도 일정 기준 이상의 성적이 부여됐다. 심지어 기말고사를 치르지 않았으나 정유라 명의 답안지가 제출되기도 했다.

◆ 수사권 없어 전방위 의혹 해소엔 '한계 뚜렷'

이화여대 관계자 총 118명을 조사한 이번 감사는 그러나 전방위 의혹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수사권이 없는 행정감사의 한계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미처 규명되지 않은 의혹의 상당 부분을 검찰 수사로 넘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교육부가 중점 조사한 ‘특혜 제공 교수의 연구비 부당 수주’ 의혹에 대해 이 장관은 “선정 과정상 하자나 부당 수주 등 비리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유라 특혜 의혹 핵심 관련자인 김경숙 학장과 이인성 교수가 연구비를 연구원 식사비로 쓰거나 외유성 출장 경비로 사용한 정도의 ‘자잘한’ 부당집행 사실만 확인했을 뿐이다.

정유라의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에 관여한 최소 18명의 교직원들이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윗선의 개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 장관은 “그 부분은 확인하지 않았다. 단지 최순실 모녀에 의한 입시부정 행위라고 판단했다”고만 말했다.

특히 학교 관계자들이 모의해 특정인에 혜택을 몰아준 구체적 동기와 배경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 장관에 이어 질의응답에 나선 교육부 관계자는 “(개입 여부나 의도보다는) 행위 자체의 적정성을 따져본 게 이번 감사의 본질이었다.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은 대질 등으로 확인할 길이 없어 검찰에 수사 의뢰할 예정”이라고만 했다.

이화여대는 ‘교육부 특별감사 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을 내고 “부실한 입시 및 학사 관리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감사 결과를 면밀하게 검토해 정유라의 입학 취소와 관련자 징계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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