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미디어 뉴스룸-한경닷컴] "IT제품은 OO이 좋다능"…소비리더로 떠오른 '덕후'

입력 2016-11-18 18:37  

일본어 오타쿠에서 따온 '오덕후', 특정 분야에 몰입하는 사람 뜻해
여행·IT제품 등 생생한 정보 많아…블로그·유튜브 통해 '트렌드 세터'로



[ 김봉구 기자 ]
물건을 사거나 여행 갈 때 사람들은 왜 전문가보다 블로거의 말을 귀담아들을까. 또 별다른 보상도 없는 네이버 지식인(iN)의 수많은 질문에 답을 다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경닷컴 산업경제팀이 창간 17주년을 맞아 내놓은 ‘성공한 덕후의 시대’ 기획 시리즈는 이 같은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덕후’란 용어는 특정 분야에 몰입하는 사람을 뜻하는 일본어 오타쿠에서 왔다. 오타쿠를 우리말 발음대로 바꾼 ‘오덕후’는 친숙한 사람 이름 같다. 보통 ‘성’을 떼고 덕후로 줄여 사용한다. 덕후는 과거엔 부정적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들어 전문가 못지않은 긍정적 측면이 부각됐다. 특히 마케팅 관점에서는 소비문화를 주도하는 ‘트렌드 세터’로 덕후를 재평가하는 모습도 보인다.

색다른 시각으로 덕후를 조명한 시리즈 1편 ‘트렌드 세터가 된 덕후들’ 기사는 지난 15일 포털 네이버의 메인뉴스를 장식했다. 이날 네이버 뉴스 생활·문화 분야 ‘가장 많이 본 뉴스’ 2위에 올랐다. 댓글 300여개가 달릴 만큼 누리꾼 관심이 높았다.

임찬수 중앙대 교수는 논문 ‘한국 오타쿠에 관한 용어와 의미 고찰’에서 전문성과 반사회성의 두 가지 속성이 섞여 있는 오타쿠 개념 가운데 “폐쇄성보다는 ‘아마추어 전문가’ 쪽에 힘이 실린다”고 설명했다. 덕후를 가리키는 표현이 화성인(tvN ‘화성인 바이러스’)에서 능력자(MBC ‘능력자들’)로 바뀐 게 좋은 예다.

덕후는 무엇인가에 열정적으로 몰입하되 보상은 대체로 자기만족에 그친다. 역설적으로 사람들은 이 점에 열광한다. 특정한 의도가 없는 순수한 ‘덕질’의 객관성에 호평을 보내는 것이다. 비상업적이고 ‘리얼’한 맞춤형 생활 전문지식을 찾는 수요, 개개인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다양성 등이 덕후를 전문가의 세계로 불러냈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시리즈 기사들은 각 산업 분야에 깊숙이 파고든 덕후발(發) 소비심리 변화를 집중 조명했다. ‘운동화 사이즈를 네이버에 묻는 이유’ 기사는 포털 이용자끼리 묻고 답하는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를 다뤘다. “정보와 공감의 힘”을 성공 비결로 꼽았다. ‘화장, 뷰티 유튜버에게 배웠어요’ 기사는 유튜브에 올라온 덕후들의 동영상 콘텐츠가 대중에게 호응받는 맥락을 짚었다.

최근 여행 트렌드를 주도하는 것은 덕후들이 모인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다. 직접 경험한 생생하고 현실적인 정보가 많아서다. 커뮤니티를 자주 이용하는 유예진 씨(31)는 “여행사나 책에서 얻는 획일적이고 상업적인 정보와 질적으로 다르다”고 귀띔했다. 파워블로거 비에르쥬는 정보기술(IT) 제품에 대한 중립적 리뷰로 ‘믿고 보는 덕후’가 됐다. 블로그 누적 방문자 수가 5400만명에 육박한다.

오수연 칼럼니스트는 “덕후들이 새로운 소비집단이자 혁신 아이디어 제공자로 각광받고 있다. 덕후 취향을 잡아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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