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도 못 고친 그 병, 췌장암…중년층·고위험군 정기검진 필수

입력 2016-11-19 03:00  

[ 이지현 기자 ] 11월은 세계 췌장암의 달이다. 췌장암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켜 환자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취지에서 제정됐다. 췌장암은 국내 암 발생 8위, 암 사망 5위를 차지하는 질환이다. 매년 5000명 이상의 환자가 생기고 이 중 7~8%만 생존한다. 매일 15명이 췌장암에 걸리고 14명이 사망한다.

수술 기술은 물론 환자 관리방법이 발전하면서 췌장 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사망률은 1~2% 미만이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턱없이 낮다. 다른 암의 생존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췌장암의 특성을 꼽는다. 췌장암이 생겨도 특징적인 증상이 없고 조기진단을 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환자의 75% 이상은 수술할 수 없는 3~4기 상태에서 진단된다. 췌장암에 효과적인 항암제도 개발되지 않았다.

췌장암을 근본적으로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수술인데, 이는 주로 초기 환자에게 시행한다. 암 발견이 늦어 말기에 발견되는 환자가 많지만 이들에게 쓸 수 있는 치료법이 제한적이어서 생존율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췌장암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낮은 것도 문제다. 췌장이 어떤 장기인지 모르는 국민도 많다. ‘췌장암은 사형선고’라고 인식하는 뭐琯?많다. 생존 기간 중앙값이 14개월인 췌장암은 다른 암보다 노동력 손실로 인한 경제 파급력이 크다. 췌장암 환자 1인당 치료 비용은 전체 암 중 가장 높은 수준인 6400만원 정도다. 췌장암 환자 발생으로 인해 국가적으로 매년 867억원의 경제적 부담이 생긴다.

하지만 관련 연구를 위한 정부 지원은 많지 않다. 각종 암정복을 위한 사업, 투자, 연구 지원 등이 이뤄지지만 췌장암은 뒤로 밀리는 일이 많다. 대한췌담도학회는 “췌장암 정복을 위한 연구 지원이 절실하다”며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것도 췌장암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췌장암을 예방하고 조기에 진단할 수 있도록 생활지침 등을 잘 지켜야 한다. 금연과 건강한 식생활을 하면 췌장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정기 검진을 받으면 췌장암을 조기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45세 이상 연령, 일부 유전질환과 폐·방광암 등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 등 고위험군은 의사 지시에 따라 자주 검사를 해야 한다. 만성 췌장염 환자도 마찬가지다. 췌장암 전 단계의 병변 등이 발견됐다면 적절한 시기에 수술 등 치료를 받아야 한다.

췌장암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췌장암 환자 중 80%는 그대로 생을 마감하게 되는데 이들이 남은 여생을 편히 보낼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노동영 대한암협회 회장(서울대병원 외과 교수)은 “췌장암도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포함한 치료를 받는다면 완치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국민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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