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혼란스런 정국 해법…이런 때 필요한 것이 '법대로'이다

입력 2016-11-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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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의혹 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첫 대국민 사과를 한 지도 벌써 한 달이 다 돼 간다. 어제는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도 있었다. 그러나 정치권은 여전히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도, 안보도 중심점이 없이 표류하는 상황이 길어질까 우려될 뿐이다. 물론 정치권이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하야, 탄핵, 2선후퇴, 과도내각 구성 등이 연일 논의될 만큼 논의됐다. 어제는 야권의 소위 대선 주자들이 모여 야 3당에 탄핵을 논의해달라는 요청도 했다. 하지만 촛불시위 열기를 이어가려는 듯 퇴진운동도 함께 벌이겠다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저마다 생각이 다르고 정파에 따라 해법 또한 제각각인 이런 때 필요한 것이 법이요, ‘법대로’의 해법이다. 그것이 후유증도 줄인다. 탄핵 외에는 대통령 직무를 정지시킬 법적 방법이 없다. 물론 대통령의 탄핵은 내란이나 외환으로 대통령이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상황에 대비한 국회의 방어권이라는 측면도 충분히 감안돼야 한다. 이번 사태가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고도의 판단이 필요하다. 더구나 헌법은 대통령에 대한 소추까지 배제할 정도로 임기 내 신분적 안정을 보장하고 있다. 검찰 수사 발표에 대한 청와대의 강한 반발을 보면 최순실 건이 탄핵 요건을 충족시킬지도 적지 않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법에 따른 국정 공백 타개의 대안으로 탄핵 논의가 제기된 것이다.

법 체계는 한 번 무시되면 전체 법 질서가 사문화될 수 있다. 법 절차는 외면한 채 ‘정치적 해법’만 모색하거나, 법 규정은 명분으로만 내세운 채 실제로는 초법적 상황을 유도해선 곤란하다. 탄핵 문제도 그러한 헌정질서 회복의 한 방법이라는 차원에서 진지하게 검토되고 논의될 과제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이유에서 탄핵 배제론도 나온다. 하지만 국회의원 한 사람 제명하는 데도 재적의원 3분의 2 찬성(헌법)과 복잡한 절차(국회법)를 따라야 하는데 대통령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국민의 공분이라는 것과 법 절차는 당연히 다른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게 바로 법 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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