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태 기자 ] 지난해 말 일본 사회는 니호니움으로 명명된 113번째 원소 발견 소식에 크게 환호했다. 주기율표에도 나오지 않는 새 원소를 찾아낸 주인공은 모리타 고스케 규슈대 교수가 이끄는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리켄) 연구진이다. 덕분에 일본은 아시아 최초로 주기율표에 자신들이 정한 이름을 올렸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지난 17일 기초과학연구원(IBS) 개원 5주년을 맞아 한국을 찾은 마쓰모토 히로시 리켄 이사장(사진)은 “니호니움의 발견은 뚝심 있는 과학자를 믿고 장기적으로 지원한 결과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공학자이자 과학자인 마쓰모토 이사장은 교토대 총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리켄을 이끌고 있다. 1917년 처음 문을 연 일본 유일의 종합연구소인 리켄은 내년에 출범 100년을 맞는다. 노벨상 수상자를 4명이나 배출했다.
리켄은 전체 예산의 50%를 기초연구에, 나머지를 응용 연구에 쓰고 있다. 리코와 아사히팬탁스 등과 같은 강소기업 67개를 배출하기도 했다. 마쓰모토 이사장은 “최근 연구소 운영이 국영으로 바뀌면서 결과가 분명하고 성공할 연구에 투자하는 분위기가 강조되고 있지만, 기초 과학자들에게 응용 연구를 하라고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혁신은 아직 과학 영역으로 들어오지 않는 새로운 발견의 영역, 미(未)과학에서 나올 것”이라며 “기초 과학의 저변을 넓히려면 신진 연구자 육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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