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외교부 공동취재단/박상익 정치부 기자) 북한 관리들이 지난해 싱가포르를 방문해 스타트업 과정을 배우고 돌아간 것으로 나타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가 출자한 벤처캐피털 ‘인포콤 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지난 22일 한-아세안 언론인 교류 프로그램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한 한국 기자단을 만나 “지난해 9월부터 넉달 동안 북한 국가과학원 소속 관리 4명이 창업보육센터 배쉬(BASH)에서 스타트업 초기 과정을 학습하고 돌아갔다”고 밝혔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업 아이템을 들고 온 것이 아니라 실제로 동남아시아 젊은이들이 어떻게 신생 벤처 활동을 펼치는지를 관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포콤 인베스트먼트가 운영하는 배쉬는 ‘여기서 환상적인 스타트업을 만든다(Building Amazing Start-up Here)’는 뜻을 담고 있는 창업보육센터다. 배쉬에 입주한 스타트업 멤버들은 최소 3개월 동안 사무실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다. 공간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발전 과정을 지켜보고 도와주는 액셀러레이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입주자들끼리 정보와 인력을 교류할 수도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창업을 독려하고 체계적으로 갖춰진 시스템으로 사업성을 갖춘다는 게 배쉬의 운영 전략이다. 알렉스 린 인포콤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싱가포르에서 스타트업 시스템을 개선하기 전만 해도 스타트업 생존율은 극히 낮았지만 배시를 운영한 2년 동안 300개 회사 중 190개사가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배시를 찾은 북한 사람들은 의지와 기술, 학습 능력이 뛰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언어 문제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 사업 아이템을 시장화하는 능력 부족 등의 문제를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스타트업을 배우려 한 이유가 자국 내 경제특구에서의 활용 방법을 찾으려 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정치 체제와 경제 구조의 불안정성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북한에 대한 투자가 많지 않으리나는 전망이 우세하다. (끝)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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