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 랠리'와 브렉시트 반전이 시사하는 것

입력 2016-11-2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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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전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 금융시장이 험한 꼴을 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다우지수가 10% 이상 추락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될 정도였다. 이런 비관적 전망과 달리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지수인 다우존스 S&P500 나스닥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다우는 처음으로 19,000 고지에 올라섰다.

말 그대로 반전이다. 예측하기 힘든 ‘트럼프의 캐릭터 자체가 악재’라는 비난성 분석이 많았지만 결과는 ‘트럼프 랠리’로 나타났다. 이 같은 반전은 역설적으로 현상을 대하는 우리 시각이 얼마나 표피적이고 편향적인지를 보여준다. 몇몇 기행에서 추출한 부정적 이미지가 ‘트럼프는 경제를 망가뜨릴 것’이란 비과학적 태도를 불렀을 것이다. 세금 삭감, 규제 완화, 재정지출 확대 등의 친기업적 정책이 주가를 밀어올릴 수밖에 없다는 당연한 이치를 외면하고 말았다.

비슷한 오판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앞서 브렉시트를 대할 때도 우리 사회는 비합리적인 과민반응을 보였다. 브렉시트의 저주가 덮칠 것이라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영국 경제의 3분기 성장률은 0.5%(전기 대비)로 예상(0.3%)을 훌쩍 뛰어넘었다. 글로벌 기업들의 ‘런던 탈출’ 전망도 현재로선 기우에 그치고 있다.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들은 오히려 영국 내 투자와 채용??계획을 내놓았다. 다른 나라로 옮기려는 일부 금융사의 움직임이 감지되지만, 이 역시 좀 더 두고볼 일이다. 영국은 법인세를 G20 국가 중 최저수준으로 내린다는 승부수를 내놓았다. EU가 영국을 거점으로 하는 은행의 유럽시장 접근을 거부할 경우에 대비한 강력한 협상카드다.

미 증시의 강세는 일시적일 수 있다.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는 강달러와 고금리가 미국 기업의 실적을 악화시키는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브렉시트 역시 영국과 EU 간 협상 결과에 따라서는 파장이 커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현실을 직시하는 과학적 태도다. 잔파도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거대한 변화의 본질을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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