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정락 기자 ]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6S의 일부 제품에서 갑자기 전원이 꺼지는 문제를 인정하고 배터리를 무료로 바꿔주기로 했지만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에서 현지어가 아니라 영어로만 공지(사진)해 소비자의 불만을 사고 있다. 교체 계획을 발표했지만 정작 이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애플코리아는 지난 20일 한국 홈페이지에 “지난해 9~10월 제작된 제한된 일련번호 제품에 한해 배터리를 교체해준다”는 내용의 영문 공지를 올렸다. 이는 애플 본사 웹사이트 공지를 그대로 옮겨온 내용이다. 한국 홈페이지에 한글 번역본은 없다. 그동안 제품 수리와 관련한 공지를 한글로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일본 프랑스 독일 등 비영어권 국가의 홈페이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애플은 이들 국가에서도 배터리 교체 공지를 번역본 없이 영문으로만 올렸다. 이번 배터리 불량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해 애플의 교체 결정을 이끌어낸 중국에서만 중국어로 공지했다.
애플은 이번 결함을 인정하고 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아이폰6S의 불량 배터리를 교체하기로 했다. 하지만 영문으로만 공지하면 소비자가 인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교체라는 중요한 내용을 영어로만 공지한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본사 입장을 우선 알린 것으로 보이지만 빨리 현지어로도 안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배터리 교체는 중국 소비자 단체의 요구에 따른 조치다. 중국 소비자협회(CCA)는 지난주 “아이폰6S 등이 사용 중 갑자기 전원이 꺼진다는 소비자의 신고를 다수 접수했다”며 애플에 공식 조사를 요구했다. 애플은 문제를 인정하고 자동꺼짐 현상이 발생하는 일부 아이폰6S의 배터리를 무상으로 바꿔주기로 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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