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하우스·호텔 예약 '끝'
"집회 후 관광하는 가족 많아"
평화시위로 유커도 줄지 않아
[ 박상용 기자 ] 서울 광화문 일대 숙박업소들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주말 촛불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가족 단위 시민 덕분이다. 촛불집회가 평화적으로 이뤄지면서 유커(중국인 관광객) 등 서울을 찾는 외국인도 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5차 촛불집회가 열리는 26일 광화문 일대 숙박업소 예약이 쉽지 않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150만명 이상 모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 삼청동의 한 게스트하우스 주인은 “5차 집회 당일 객실 예약은 이번주 초 일찌감치 마감됐다”면서 “예약 문의가 계속 와서 인근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해줄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게스트하우스 주인은 “평소 외국인 관광객이 주요 고객이지만 요즘은 내국인이 대부분”이라며 “토요일에 입실해 집회에 참가한 뒤 다음날 경복궁과 북촌한옥마을 등을 관광하고 돌아가는 가족 손님이 많다”고 전했다.
인근 호텔도 수혜를 입고 있다. 더플라자호텔 코리아나호텔 등은 예약률 90%를 웃돈다. 숙박비 수백만원짜리 로열스위트룸을 제외하고 방이 다 찼다. 코리아나호텔 관계자는 “5차 집회 당일 객실은 지난 주말에 이미 예약이 끝났다”며 “대부분 광화문광장이 잘 보이는 세종대로 쪽 객실을 요구한다”고 했다. 더플라자호텔 관계자는 “1~4차 때에도 집회에 참여하는 가족 손님이 많아 예약률이 예년보다 10%포인트가량 높았다”고 말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뒤 한 달 넘게 대규모 집회가 이어지고 있지만 관광업계에는 큰 타격이 없다는 분석이다. 이달 외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약 115만명) 수준과 비교해 줄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대규모 촛불집회에도 한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의 변화는 예년의 이맘때 수준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집회가 폭력 시위로 변질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드는 등 여행업계가 타격을 받았던 것과 대조된다.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는 “일부 외국인 관광객은 촛불집회를 구경하며 즐기기도 한다”고 전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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