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유출로 실물경제 비상
[ 베이징=김동윤 기자 ] 아시아 외환시장에선 ‘트럼프 쇼크’가 지속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강달러 현상이 나타나자 아시아 주요국 통화가치가 단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 주요국의 통화가치는 일제히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지난 22일 달러당 6.8900위안으로 미 대선 직전인 7일 대비 1.67%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국 원화(-2.90%), 말레이시아 링깃화(-4.84%), 인도네시아 루피화(-2.73%) 등의 가치는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일본 엔화는 이 기간 6.32% 내려 아시아 통화 중 하락 폭이 가장 컸다. 하지만 일본은 경기부양을 위해 줄곧 엔화 약세를 유도해왔다는 점에서 비교적 느긋한 모습이다.
아시아 국가 중 일본 다음으로 통화가치 하락 폭이 큰 말레이시아는 비상이 걸렸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링깃화 가치가 급락세를 보이자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은행에 링깃화 하락 베팅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역시 루피화의 추가 하락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위안화 가치가 조만간 달러당 7위안 밑으로 내려갈 조짐을 보이자 관영언론과 경제 석학들을 동원해 시장 불안 달래기에 나섰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리다오쿠이 칭화대 경제학과 교수는 “위안화 가치가 내년에 추가로 하락할 여지는 많지 않다”며 “내년 연간 최대 하락 폭은 3% 내외에 불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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