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탈퇴 등 트럼프 보호무역 비판
[ 홍윤정 기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가 4연임 도전을 선언한 뒤 첫 연설에서 자국 우선주의에 근거한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에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23일(현지시간) 연방하원 정책토론회 연설에서 “독일인에게 지금처럼 좋은 시절은 없었다”며 “(극우 정당이 말하는) 고립보다 포용이 더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민자를 포용하고 다자주의를 옹호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테러와 이민자 문제, 세계화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언급하며 “안전과 자유 모두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독일에서는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반(反)난민 구호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이민자 유입에 불만이 있는 유권자의 표를 모으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떠다니는 증오 발언과 맞서 싸우겠다는 견해도 내비쳤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른 이들과 세상을 만들어가면서 다자주의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반대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반(反)무역주의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TPP가 현실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아쉽다”며 “누가 이런 상황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트럼프 당선 후 의회의 TPP 비준을 포기했고, 메르켈 총리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협상 중인 TTIP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 무역시장에서 미국이 빠진다면 중국이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독일 최대 일간지 빌트는 메르켈 총리의 이번 연설을 “선거전을 위한 첫 번째 전투”라고 평가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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