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정현 기자 ] 사업다각화를 위해 설립한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주가 하락에 시달리는 상장사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본업이 견고하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적자 자회사가 흑자로 돌아서면 주가의 상승 탄력이 커질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하나투어의 ‘아픈 손가락’은 에스엠면세점이다. 하나투어는 이 회사 지분 82.54%를 갖고 있다. 에스엠면세점은 지난해 서울 시내면세점 중소·중견기업 운영자로 선정됐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커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66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데 이어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영업적자가 208억원에 이른다.
하나투어의 본업인 여행사업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패키지 송출객수 및 항공권 판매도 느는 추세다. 그럼에도 하나투어의 주가는 1년 전 11만원대에서 6만원대(지난 25일 종가 6만5800원)로 추락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나투어의 영업이익은 27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면세점 영업적자(258억원 추정)가 없었더라면 지난해 대비 추정치가 높아졌을 것”이라며 “내년에도 본업에서는 견조한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가 반등의 실마리는 면세점 적자 축소 가능성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소재 회사인 이녹스가 보유한 자전거 회사 알톤스포츠, 유가공사업이 주력인 매일유업의 유아동복 회사 제로투세븐도 비슷한 처지다. 알톤스포츠는 지난해 영업손실 24억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고 제로투세븐은 2014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올 들어 3분기 누적으로도 두 종목 모두 적자를 보고 있다.
각각의 모회사인 이녹스는 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업황 호조, 매일유업은 원유(原乳) 가격 인하에 지주사 전환 예고 효과 등으로 긍정적인 주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자회사들의 턴어라운드 여부가 상승 동력을 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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