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개방 속도내는 중국…선전증시 직접 투자길 열렸다

입력 2016-11-27 20:19  

시총 3조 달러…세계 9번째 규모
기술기업·스타트업 대거 포진선강퉁 내달 5일부터 시행



[ 베이징=김동윤 기자 ] 중국이 다음달 5일부터 선전증권거래소와 홍콩증권거래소 간 교차 매매를 허용하는 선강퉁 제도를 시행하기로 함에 따라 외국인 개인투자자도 비야디(BYD), 완다시네마 등 선전증시에 상장한 중국의 신성장산업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7일 제일재경일보 등에 따르면 선강퉁이 시행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시가총액이 60억위안(약 1조167억원) 이상인 종목에 직접 투자할 수 있다. 874개 종목이 이 기준에 해당한다. 후강퉁 투자 가능 종목(567개)보다 307개 더 많다. 다만 창업 초기 기업 전용시장인 창업판(차이넥스트) 에는 외국인 개인투자자가 투자할 수 없다. 외국인 투자자의 총투자 한도는 없지만 하루 투자한도는 130억위안으로 정해졌다.

선전증시의 시가총액은 3조달러 안팎으로 세계 아홉 번째 규모다. 올 들어 9월까지 거래액은 9조달러로 세계 네 번째다.

상하이증시와 비교하면 상장 종목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상하이증시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업(34%)과 소재·산업재 등 전통 제조업(24%) 비중이 크다. 선전증시는 ㅊ릴茱?25%), 소비재(18%), 헬스케어(8%) 등 중국의 신성장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이 주로 상장해 있다. 중국 1위 전기자동차 제조기업 비야디, 중국 1위 극장체인 완다시네마 등이 대표 종목이다.

상하이증시에 상장한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0.4% 감소하는 동안 선전증시 상장 기업의 영업이익은 10.1% 증가한 것도 신성장 기업 비중이 높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빈센트 챈 크레디트스위스 중국 거시분석팀장은 “중국 기술기업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최근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상하이증시보다 선전증시가 더 중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2014년 11월17일 상하이증권거래소와 홍콩증권거래소 간 교차 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을 시작한 뒤 지난해 선강퉁을 시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작년 7월 상하이증시가 대폭락하면서 선강퉁 시행 시점을 무기한 연기했다. 올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때 연내 시행을 약속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초 은행 간 채권시장에 외국인 기관투자가의 참여를 허용한 데 이어 선강퉁 시행 약속까지 지킴으로써 자본시장의 대외 개방을 확대하겠다는 중국 정부 의지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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