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미현 기자 ] 제약·바이오기업 바이넥스가 중국 국영기업에 인수됐다. 중국 기업이 국내 바이오기업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약·바이오산업을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중국 기업들이 국내 바이오기업 사냥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넥스는 중국 퉁팡캉타이산업그룹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2110억원(지분율 29.0%)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29일 공시했다. 투자가 완료되는 내년 6월30일부터 바이넥스의 최대주주는 바이넥스홀딩스에서 퉁팡캉타이산업그룹으로 바뀐다.
퉁팡캉타이산업그룹은 칭화홀딩스 산하 칭화퉁팡그룹의 계열 그룹이다. 칭화홀딩스는 칭화대가 지분 100%를 소유한 지주회사다.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 샌디스크 등을 인수하려다가 무산되면서 국내에도 알려졌다. 칭화퉁팡그룹은 칭화홀딩스의 바이오사업을 맡고 있다. 칭화홀딩스 전체 자산의 60%를 차지한다.
바이넥스는 순천당제약이 전신으로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및 의약품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2013년 일본 니치이코제약이 340억원(지분율 12.61%)을 들여 인수하기도 했다. 니치이코제약은 지난해 12월 투 愍未?회수 목적으로 지분 전량을 매도했다. 바이넥스는 지난해 매출 711억원, 영업이익 61억원을 기록했다.
퉁팡캉타이산업그룹은 바이넥스의 CMO 설비와 기술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이 CMO 사업을 허용하면서 인수가 전격 성사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넥스는 칭화대가 개발 중인 바이오신약의 글로벌 상용화 권리 및 중국 고객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명호 회장과 이혁종 사장 등 현 경영진 체제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바이넥스 지분 8.79%를 가진 바이넥스홀딩스 대주주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국내 바이오기업에 대한 중국 기업의 투자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제약·바이오산업을 지원하는 데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경쟁력도 앞서 있는 한국 바이오기업에 대한 중국 기업의 관심이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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