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1년 지나도 썰렁
김포 한강신도시 수변 상가
절반은 주인 못찾고 비어있어
판교·광교 스트리트몰도 타격
2년 이상 장기계약 맺는 대신
3~6개월 '임시 매장' 점점 늘어
[ 윤아영 기자 ]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는 신규 아파트 단지와 상업시설 조성이 한창이다. 2018년 도시철도 노선이 새로 들어오고, 아파트들이 준공되면 20만명가량의 인구가 거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 중심부에 총 400여개 점포를 조성 중인 수변상가 L은 지난해 12월 1차 분양분(64개)이 준공 후 영업을 시작했다. 이후 분양을 마친 2~5차분도 올해 6월부터 순차적으로 공사를 마쳤다. 하지만 지난 28일 오후 4시쯤 찾은 1차 분양상가는 30%, 2차 분양상가는 70%가 비어 있었다.
수도권 신도시 주요 상업시설들이 비싼 임대료로 인한 공실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도권 신도시 입지를 내세워 높은 가격에 분양됐지만 상권 형성에 시간이 걸리면서 기대했던 수익률이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매출 500만원인데 월세 300만원
김포 L 수변상가는 지난해 분양 당시 1년간 임차인의 임대료를 지원해주는 렌트프리를 조건으로 내걸어 주목을 받았다. 상권이 형성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신도시에서 종종 등장하는 상가 판촉 기법이다. 그러나 렌트프리가 끝난 뒤에도 상권이 형성되지 않아 월세를 감당하기 힘든 점포 임차인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개업계에 따르면 이 상가의 월 임대료는 300만원이다. 장사가 잘 되던 한여름에는 2000만원에서 3000만원 가량 매출이 나왔지만 계절적 특성상 겨울에 접어들면서 매출이 월 500만원 뿐인 매장도 나오고 있다.
현재 렌트프리 기간이어서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조만간 렌트프리 기간이 종료되면 임대료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이 상가 임차인인 김모씨는 “다음달이면 렌트프리도 끝나는데 현재 매출로는 인건비, 재료비 등에다 월세까지 더하면 적자”라고 말했다. 김씨는 “수변상가 특성상 겨울에는 손님이 적은데 어떻게 버텨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박균우 두레비즈니스 대표는 “외부 유동인구가 관광 겸 쇼핑으로 종종 찾는 송도국제도시나 광명, 판교 등과 달리 김포 한강신도시는 아직 상권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트리트몰 20% 업종 변경
최근 2~3년 새 인기를 끈 스트리트몰(가두형 상가)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에 조성된 광교 아브뉴프랑은 1년 사이 임차인 구성에 적잖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인근 중개업계에 따르면 전체 상가의 20%가량이 업종 변경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첫 입주 당시 유동인구를 끌어들이는 핵심 점포 역할을 했던 대기업 계열 대형 음식점 두 곳이 빠져나갔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특색 있는 스트리트몰이 처음엔 외부 유동인구를 유입하는 효과를 냈지만 비슷한 스트리트몰이 곳곳에 생기면서 희소성이 떨어지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경쟁 상가들이 많이 생기는 것도 매출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등이 이미 들어선 판교신도시에서 지난 6월 새로 문을 연 알파돔시티 라스트리트는 소규모 매장의 대다수가 임시 매장(팝업스토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년 이상 장기 임차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라 임차인이 우선 3~6개월간 장사를 하다가 분위기를 봐서 정식으로 계약을 맺는 구조다. 공실을 남겨두기보단 최대한 채워 유동인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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