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의에서 감산 합의가 이뤄지자 국제유가가 수직 상승했다. 정유 화학 건설 조선 등의 주가도 제품 마진 상승과 수주 증가 기대로 강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중반을 넘어서면 대체재 수요가 늘어나 수혜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1일 SK이노베이션은 전날보다 1000원(0.66%) 오른 15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Oil도 2000원(2.38%) 상승한 8만6000원을 기록했다.
화학주인 LG화학과 한화케미칼 금호석유 등도 1~4% 가량 올랐다. GS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건설주와 조선주도 3~6% 상승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OPEC 회원국들은 하루 원유 생산량을 120만배럴 감축한 3250만배럴로 제한하는 데 합의했다. 이날 합의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월물 가격은 배럴당 4.21달러(9.3%) 오른 49.44달러를 기록했다.
정유 및 화학 업종은 정제마진 상승 기대감에, 건설과 조선 업종은 수주 증가 기대감에 주가가 올랐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OPEC 감산은 중장기적으로 정유·화학 업체들의 실적에 긍정적"이라며 "유가 상승은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높아 석유·화학제품의 실수요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세계 정유·석유화학 시장 참여자들은 유가 상승 전망에 원유 재고 재축적(Restocking)에 나설 수 있다"며 "이후 유가가 상승하면 정제 마진과 석유화학 제품의 스프레드(원료와 제품 가격 차이)가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또 "유가 상승은 중장기적으로 해양플랜트 발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강점이 있는 조선업체들도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OPEC의 감산 합의에 항공과 해운주는 약세를 보였다. 현대상선 제주항공 대한해운 등이 4~5% 가량 하락했다. 항공과 해운 등 운송 업종은 유가 상승으로 유류비 증가 부담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중반을 웃돌면 유가 상승 수혜주의 기대감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1월까지는 유가 상승 수혜 업종인 정유·화학 조선 건설 기계 등에 대해 충분히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며 "하지만 정유·화학 업종은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중반을 웃돌면 셰일가스 생산이 늘어나 수혜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유가는 내년 2월에 배럴당 60~70달러의 정점을 찍고 하락할 전망"이라며 "이 시기 트럼프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살아나느냐 여부에 따라 관련 업종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 하락이 예상되는 내년 2분기부터는 유가 상승 수혜주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란 주문이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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