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 텐]데이토나에서 신기록을 수립한 자동차들

입력 2016-12-01 17:03  

Watch & Motorsports – Rolex(3)


[최진석 기자] 데이토나는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 직선 레이스를 지향한다. 우리가 흔히 아는 드레그 레이스다.
1927년 열린 첫 번째 데이토나 시합에서 시그레이브는 선빔 미스터리 S(Sunbeam Mystery S)를 타고 시속 203마일, 328km/h라는 기록을 세웠다. 당시 국제 기준은 왕복이었다. 바람의 영향을 상쇄시키기 위함이다. 시그레이브의 기록은 왕복 주행 평균 속도를 측정한 첫 공인기록이었다.


이듬해 캠벨은 블루버드를 타고 시속 207마일, 333km/h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참고로, 캠벨은 자신이 타는 모든 차량에 블루버드라는 이름을 붙인다. 1929년 시그레이브는 새로 제작한 자동차로 다시 한 번 기록을 경신했다. 차량 이름이 재미있다. 골든 애로우다. 실버 애로우가 아니고 골드 애로우다. 이 차량은 이름값을 했다. 시속 231마일, 372km/h라는 무시무시한 신기록을 수립했다. 당연히 당시로선 가장 빠른 세계 신기록이었다. 이 일은 뉴욕타임스 1면을 장식했고, 그는 영국에서 기사 작위를 받았다. 그로부터 1년 뒤, 시그레이브는 세상을 떠났다. 신기록에 도전하던 중 불의의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이제 공은 캠벨에게도 넘어갔다. 캠벨은 블루버드를 타고 매년 데이토나에서 세계 기록 경신에 나섰다. 캠벨 경이 한 말이 있다.
“플로리다 주 데이토나 해변은 속도 신기록을 수립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시멘트 바닥만큼이나 단단한 모래 해변이 길게 뻗어 있어 속도를 최대한 높일 수 있다.”

캠벨의 도전을 지켜보기 위해 전 세계 언론사와 관람객 수천명이 데이토나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1935년 3월 일이 났다. 이 때 캠벨이 설정한 목표는 시속 300마일, 482km/h 였다. 그런데 첫 번째 주행에서 무려 시속 330마일, 531km/h의 기록을 수립했다. 데이토나 역사상 최고 속도였다. 하지만 되돌아오는 두 번째 주행에선 이에 못 미치는 기록을 세웠고
그럼에도 평균 시속 276마일, 445km/h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1935년에 시속 455km/h라는 기록은 현재 시점에서 봐도 대단한 수치다. 하지만 데이토나의 기록 경신 행진은 여기서 멈췄다. 두 번째 주행에서 불만족감을 느낀 캠벨이 유타 주의 보네빌 솔트 사막으로 레이스 장소를 옮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같은 해 9월 캠벨은 보네빌 소금 평원에서 시속 301마일, 483km/h라는 공식 신기록을 세웠다. 이런 대기록을 수립한 캠벨의 손목에는 롤렉스가 채워져 있었다. 캠벨은 1930년부터 기록 경신을 위한 모든 도전에 롤렉스 오이스터를 착용하고 출전했다.


캠벨은 아무런 조건 없이, 광고료 한 푼 받지 않고 롤렉스 광고에 출연해 충격과 진동을 견녀내는 롤렉스의 견고함을 말했다고 한다.
롤렉스와 모터스포츠, 그 인연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많은 미국인들이 데이토나를 “세계 자동차 경주의 중심”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미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위력이 대단하다.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사는 데이토나 인터내셔널 스피드웨이를 포함한 미국 내 13개 서킷을 관리하고 있다. 미국의 모터스포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스카(NASCAR,전미 스톡카 경주협회)와 GRAND-AM의 운영 단체 역시 데이토나에 본사를 두고 있다.
1935년 캠벨은 보네빌 소금 평원으로 장소를 옮겼지만 그 후로도 데이토나와 롤렉스, 모터스포츠의 역사는 계속 된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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