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헌형 / 정소람 기자 ] 신한은행이 5억달러(약 5900억원) 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을 발행한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오는 7일 해외에서 5억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코코본드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아시아·유럽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165곳이 총 26억달러의 매수 주문을 넣었다. 코코본드는 발행 회사가 자본 부족 등 어려움을 겪으면 이자 지급이 중단되거나 원금이 전액 상각되는 채권이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
신한은행은 이 같은 수요예측 결과를 토대로 채권 발행 금리를 미국의 5년 만기 국채 금리에 2.15%포인트를 얹은 연 3.96%(표면금리 3.875%)로 확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발행액의 5배가 넘는 주문이 들어온 덕분에 금리를 애초 계획보다 0.3%포인트 낮췄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국 대선 이후 세계 주요국 국채 금리가 급등(채권 가격 급락)하는 등 글로벌 채권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해외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서 대외 신인도를 재확인했다”고 자평했다.
미국 대선일인 지난달 8일 이후 아시아 금융회사가 해외에서 5억달러 이상 채권 발행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5억달러어치 채권을 발행하려던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번 신한은행의 코코본드는 국내 은행과 기업이 내년에 해외에서 발행할 채권의 벤치마크(기준)가 될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하고 있다. 한 외국계 증권사 임원은 “당장 정부가 다음달 발행할 예정인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금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헌형/정소람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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