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원의 해양강국' 꿈은 가고 왕따 신세(4)

입력 2016-12-02 14:23  



(편집자주-해운업계 원로 정남돈 선생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본지 기자에 보내온 글입니다. 정남돈 선생은 1990년 조양상선이 국내 최초로 세계일주항로를 개척할 때 개발팀장을 맡아 활약했고, 이후 세양선박 대표 등을 지냈습니다. 모바일한경은 앞으로 정 선생이 보내온 해운업 관련 기고를 연재할 계획입니다.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결론

전 세계의 바다에서 한국은 망신을 톡톡히 당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망신을 당하고 있다. 수출업자가 큰일이다. 신뢰성이 떨어졌으니.. 엉터리 해운이 아니라 엉터리 경제정책, 경제팀이라고... 선사 대주주가 책임이라고 복창하는 얼치기들.. 한국의 외골수. 우물 경제인을 욕하고 다니는 그 채권자 은행들을 바로 잡지 않고는 우리의 위상, 국가 이미지는 점점 실추될 것이다. 이는 곧 수출입 교역조건이나 덤핑 운운 피해나 국가 간 무역 견제에도 미치는, 아주 바람직하지 못한 ‘이미지 제로’로 가는 코스이다.

우리는 조선 산업이 1등을 해도 세계를 제패하지 못하고, 전자산업·가전산업이 1등을 해도 그렇다. 뭐가 문제인가.. 세계를 통치하는 기술력이 모자란다. 통치는 자본과 기술, IT 파워(Power)와 사업을 보호하는 외교적 언변, 기회를 놓치지 않는 행동이 필요하다.

삼성전자가 브라질에서 공짜폰을 돌리자 한방에 삼성의 기술적 이미지와 그 회사의 관대함(도덕성)이 동시에 거대한 세일즈 실적으로 나타나니 바로 공장이 뜨겁도록 돌려도 삼성폰이 모자란다고 아우성이다. 전 세계적 개벽이다.

지구는 이렇게 우리 이미지와 함께 돌아간다. 그것은 국가의 힘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우리 정부 관료의 행위는 막무가내다. 그들이 하는 그대로 두면 한류는 없다. 우리 이미지는 없다. 얼마나 민감한지 모르고 우선 권위적으로 저지르고 본다.

조선소가 1등이라도 우리 배를 짓지 못하고, 해운운항 기술이 1등이라도 우리 배는 없는 용선 배로 차 있다니, 이게 옳은 경제 정책인가. 그런데도 이 거대 기업을 파산으로 몰고 가니 세계적 기업이 이 나라에서 크겠는가. 바깥의 거센 바람을 보라... 하나의 배가 압류되어도 난리인데 한두 척이 아닌 거의 100 여척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니. 법정싸움과 그 공문으로 연쇄적으로 부정적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감히 한국인이 얼굴은 들고 다니겠나? ‘철판 코리아’가 아닌 이상 상상이나 되는 얘기인가. 해운 잡지는 연일 한진·현대로 도배하고 있다. 미국정부도 우리가 제출한 법정관리 계획에 약간의 의문을 갖고, 일시적으로만 허가 하겠단다. 도대체 나라 이미지가 왜 이런가. 차라리 연극이라면 좋으련만...

또 한 가지 더, 지금의 사정보다 더 큰 사태를 예견해야 한다. 북한이다. 흔들리는 꼴을 보니 북한도 거의 막바지에 와 있는 것 같으니 더욱 폭력적 정치행태가 나타난다.... 문제는 차후 통일 문제이다... 그때 우리의 물류 판세를 심층적으로 가늠해야 한다.

최근 중앙일보는 ‘평화 오디세이’ 칼럼에서 러시아와 중국과 잘 합치해 연해주를 발판으로 가자한다. 그곳에서 중국 러시아 한국이 평화무드를 만들어 확장시키자 한다. 그러나 그 기저에 우리의 튼튼한 해운과 항공이 없으면 모든 일은 수포로 돌아간다. 무슨 수로 북한을 건너 뛰어 갈 것인가? 크루즈선도 1척 운항하다 중지한 이 나라인데. 배를 이해하지도 않는 것이다. 모르니 이해도, 사정에 대한 습득도 되지 않는다. 경험이 없으니 실무에서 판판히 패배한다. 이들 선박이 없이 통일이 된 후 관통의 길은 있는가? 동해에서 러시아로 카페리 1척도 겨우 운항되다 말다 하는데 연해주에 개성공단을 세우자니 물류비용은 뭐로 감당할지 걱정이다. 돈도 없는 정부가 앞뒤도 맞지 않는 계획은 잘도 내어 놓는다.

물류 해운은 현실을 달리고, 미래는 잘 말하지 않는다, 모두 그들의 비밀 전략이니까! 그렇게 중요한 물류, 해운은 절대 혼자 크지 않는다. 한국은 제조업 다음 서비스업인 운송, 물류산업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렇게 등한시 하고 조양상선 세계일주 항로를 파산시키고, 다시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 외국인도 이제 한국은 제조업국가로 보지 않고 투자하지 않는다. 이미 한국은 서비스업으로 가는 선진국으로 들어선 금융 서비스 국가로 본다. 변신을 하자면 거금이 필요하니 국가 전략으로 해운의 플랫폼, 거대한 세계 영향력을 먼저 보고 굳건히 정착시킨 후 금융을 봐야 한다.

이 역량이 없으면 메가 선박의 주·항로(Main Trunk Route)는 우리 부산항 기항을 생략(Skip)하고, 예전처럼 일본으로 바로 가버릴 지 모른다. 한국은 주 항로에서 제외돼(왕따) 고립작전에 휩싸인다. 해운뿐만 아니라 허브 항구(기능)도 잃는다. 그렇게 당한 일제 강점기부터 1990년대초 까지, 근 100년간을 이어온 왕따 작전을 그들은 당연히 연속해서 쓸 것이다. 부산항은 유럽 어느 항구보다도 큰 항구이지만, 아직도 수심 때문에 허브항이 되기는 약간 부족한 제한점이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5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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