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400조 슈퍼예산' 확정] 실세 의원들 지역구 민원예산 3조 챙겨

입력 2016-12-02 18:35   수정 2016-12-03 17:34

20대 첫 국회서도 구태

'최순실 예산' 사라진 교문위…순천 이정현 대표 143억 확보
목포지역구 박지원 대표도 호남고속철 등 2천억 따내



[ 박종필 기자 ]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심의 결과 이른바 ‘최순실 예산’이 대폭 삭감된 대신 국회의원의 지역구 민원 예산은 대폭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 대표·원내대표 등 중진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에 예산이 집중되는 현상이 이번에도 여전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정부가 2일 확정한 내년도 예산안 내역에 따르면 지방의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상당수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들은 4000여건, 액수로는 약 40조원에 달하는 지역구 민원사업 증액 요구를 국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으로 1700억원의 예산을 삭감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역구 예산을 대거 집어넣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지역구인 전남 순천에는 순천만 야간경관 조성사업(50억원), 순천 유소년·청소년 다목적수영장 건립(50억원), 순천 유소년·청소년 스포츠체험센터(10억원), 순천 관내 하수관로 정비사업(33억8100만원) 등 143억8100만원이 새로 책정됐다.

교문위원장인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전북 정읍·고창)은 동학 관련 유적지 정비 및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조성(79억9200만원), 정읍 지역문화관광테마파크 조성(3억원) 등 지역구 예산 83억여원을 확보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충남 공주·부여·청양)는 지역구를 관통하는 도로 예산을 추가로 따냈다. 청양~신풍 간 국도 39호선 신규 착공(2억원), 보령~부여 간 국도 40호선 건설을 위한 추가 지원(50억원)을 비롯해 52억원을 증액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좌장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경북 경산)은 대구순환고속도로 조기 착공을 위한 사업비 200억원을 확보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전남 목포)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구간을 마무리하기 위해 500억원을 증액했다. 또 보성~목포 임성리 간 철도건설 사업추진비 1439억원, 전남 목포 하수관로 정비 26억200만원을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추가 확보하는 등 여야 지도부 가운데 가장 많은 예산을 따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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