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텀 피싱(bottom fishing·최저가를 노려 투자하는 기법)을 시도해 볼 때일까. 코스피지수가 2000선, 코스닥지수가 600선 아래에서 연일 맴돌고 있다. ‘최순실 사태’로 인한 국정 혼란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 내우외환(內憂外患) 속에 주식시장이 연중 최저가 언저리로 잔뜩 움츠러 들었다.
중소형주들로 구성된 코스닥시장의 분위기는 더욱 차갑다.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이 대부분 기대를 밑돈 데다 중국 정부의 한류 콘텐츠 제한 조치 등이 나오면서 엔터테인먼트·카지노 등 시가총액 비중이 큰 기업들이 줄줄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정치 리스크도 ‘창조 경제’ 정책의 혜택을 누린 코스닥시장 주가를 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주만 매수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편식’이 심해진 것도 중소형주 시장의 수급을 막고 있다.
하지만 코스닥지수가 연중 최저점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바닥’에 가까워진 만큼 낙폭이 과도한 종목 중에서 실적과 수급이 개선되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늘고 있다. 이른바 ‘보텀 피싱’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시장의 최근 상승세를 감안할 때 한국 주식시장의 하락폭이 지나치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지수가 더 떨어진다고 해도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코스닥 상대강도지수(RSI)가 30을 밑도는 과매도 국면인 데다 기관 순매도 추세도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강도지수는 주가 상승세와 하락세 강도를 백분율로 나타낸 수치다. 일반적으로 상대강도지수가 30 이하면 매수, 70 이상이면 매도할 시점으로 분석한다.
전문가들이 우선 주목하고 있는 종목은 실적이 꾸준히 오르는 기업 가운데 기관투자가와 외국인 투자자가 사들이기 시작하는 기업들이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조민규 파트너는 “중소형주 시장은 수급 부재와 제약바이오 종목의 약세로 2년 전 지수 상황으로 회귀했다”며 “정보기술(IT)업종 중심으로 실적과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기업에 관심을 둘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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