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성미 기자 ] 달러 강세 영향으로 지난달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큰 폭으로 줄었다. 외환보유액 국제 순위는 7위에서 8위로 한 단계 하락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3719억9000만달러로 전달(3751억7000만달러)보다 31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지난 10월 26억달러 감소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줄어든 것이다. 지난달 외환보유액 감소 규모는 2015년 7월(39억3000만달러 감소) 이후 1년4개월 만에 가장 컸다.
11월 외환보유액 중 국채와 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3368억8000만달러로 전달보다 54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유가증권은 지난달 외환보유액의 90.6%를 차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권리인 IMF 포지션도 17억4000만달러로 3000만달러 줄었다. 반면 예치금은 256억6000만달러로 18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은 최근 강(强)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채권금리 상승세가 이어지자 달러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로 엔 등 외화자산을 미국 달러로 환산한 금액이 줄었다. 11월 한 달간 유로화 가치는 달러 대비 3.0% 떨어졌고 엔화 역시 7.0% 하락했다.
외환보유액 순위도 하락했다. 10월 말 기준 한국 외환보유액 순위는 세계 8위로 한 단계 떨어졌다. 2011년 11월 7위로 올라선 이후 5년 만에 다시 내려온 것이다. 7위 자리는 8위였던 홍콩이 가져갔다. 홍콩의 외환보유액은 한 달 새 3831억달러 늘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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