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현장]'이재용 청문회' 된 국정조사…국조특위, 이 부회장에 집중 포화

입력 2016-12-06 16:49   수정 2016-12-07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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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욱 기자]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 제1차 청문회는 사실상 '이재용 청문회'였다.

삼성물산 합병, 정유라 지원 의혹 등 다양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질문 공세가 쏟아졌고, 최순실 국조특위 의원들은 혐의를 인정하는 답변을 받아내기 위해 이 부회장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의원들의 증인별 질문 수만 봐도 이 부회장이 압도적이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질의 의원 17명은 그룹 총수 9명에게 39번의 질문을 던졌다. 이 중 17번이 이 부회장에 대한 질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이 각각 4번으로 뒤를 잇는 것만 봐도 극명한 차이가 느껴진다.

가장 핵심이 된 질문은 이 부회장이 최순실씨를 언제 어디서 만났는지, 언제부터 알았느냐에 대한 내용이었다. 또 정유라씨를 지원하기 위해 자금과 인력을 보낸 것과 관련, 누가 결재를 했는지에 대한 질문도 수차례 나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에도 최순실씨를 몰랐다"라고 답했다. 여야 의원들은 '정윤회 문건'을 언급하며 "이 때 뉴스를 봤다면 당연히 최순실에 대해 알지 않았겠느냐"고 공세를 이어갔지만, 이 부회장은 "뉴스를 통해 봤다"며 정확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박영선 의원이 "독일로 자금을 보낸 것을 누가 결재했는가"라고 묻자, 이 부회장은 "문제가 되고 나서 검찰 조사가 바로 시작돼서"라고 말을 흐렸다. 이에 박 의원이 말을 끊고 경영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 결재했는지를 모르냐고 묻자 이 부회장은 "죄송하다"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은 "장충기 사장이 최순실에 대한 보고를 받았느냐"에 대해 압박 질문을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며 "사건 후에 알았다"라는 답을 이어갔다.

안 의원은 "장충기 사장에 보고를 받았으니 책임을 물을 수 없지 않나"라며 질문 수위를 높여갔으며 "물러나실 의향이 있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은 "책임이 있으면 물러나겠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을 없앨 수도 있다는 발언도 했다.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이 '이 부회장 주변 참모들을 직언하는 쓴소리하는 사람들을 쓰고 미래전략실은 해체해야 한다. 아버님 약속을 실천하라"고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다.

이 부회장은 "제가 여기서 말씀드리기 적절한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여러 의원님들의 질타도 있으셨고, 질문 중에 미래전략실 관해서 정말 많은 의혹과 부정적인 시각이 많으신 것을 느꼈다"면서 "저희 창업자이신 선대 회장님께서 만드신 것이고, 회장께서 유지해오신 것이라 조심스럽지만 국민 여러분께 이렇게 부정적인 인식이 있으시면 (미래전략실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현재 8대그룹 총수에 대한 국정조사 청문회는 계속 진행 중이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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