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고급 빌라 여성, 택배기사 가장 강도에 집 털려

입력 2016-12-08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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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대낮에 택배 기사를 가장한 강도가 고급 빌라에 사는 70대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수천만 원 어치의 금품을 털어 달아났다가 1주일 만에 붙잡혔다.

8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후 3시께 강남구 A씨(70·여)의 빌라에 누군가 찾아와 초인종을 눌렀다. A씨가 누구냐고 물어보니 "택배 왔어요"라는 남성 목소리가 돌아왔다. 무심코 문을 열었으나 이 남성은 택배 기사를 가장한 강도 이모씨(36)였다.

이씨는 문을 닫고 A씨를 밀어 넘어뜨리고서 목에 흉기를 들이대고 돈과 값나가는 물건을 내놓으라고 위협했다. "돈 되는 물건이 추가로 나오면 손가락을 하나씩 자르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이씨는 30여분간 강도질을 하며 현금과 명품가방, 귀금속, 고급향수까지 모두 8800여만 원 어치를 쓸어담았다. A씨를 의자에 앉히고 입과 눈을 테이프로 감고 두 손을 묶은뒤 도주했다.

사건 발생 3시간이 지나 가족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지만, 이씨의 용의주도함으로 초기엔 진땀을 뺐다. 이씨가 한 달여 전부터 미리 A씨 집 주변을 살펴 폐쇄회로(CC)TV가 없는 사각지대에 렌터카를 주차해 뒀고, 범행 후 이를 타고 달아났기 때문이다.

경찰은 주변 CCTV를 모조리 분석해 끈질기게 추적했고, 범행 1주일 만인 이달 1일 경기도 성남에 숨어 있던 이씨를 붙잡았다. 이씨는 경찰 조사 과정이나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까지 "경찰이 전과를 근거로 생사람을 잡는다"고 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경찰은 이씨가 훔친 명품가방을 한 중고 명품상점에서 처분한 사실을 파악하는 등 증거를 확보해 그를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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