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노믹스 시대 ⑤원자재] "요동치는 구리값…가장 매력적인 자산"

입력 2016-12-08 11:01   수정 2016-12-0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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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아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미국 제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원자재 시장은 희비가 갈렸다.

트럼프의 대규모 사회간접자본(인프라스트럭처) 투자 공약이 시행되면 건설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에 비철금속 가격은 빠르게 뛰었다. 반면 금과 은 등 귀금속 가격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하락했다. 요동치고 있는 원자재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 트럼프 효과에 기지개 펴는 '닥터 코퍼(Dr. copper)'

트럼프의 집권기 가장 많은 수혜가 기대되는 원자재는 구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전산업에 고루 쓰이는 구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구리는 실물경제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닥터 코퍼(Dr. Copper)'라고도 불린다.

천원창 신영증권 연구원(사진)은 다가올 '트럼프노믹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정책) 시대에는 미국과 중국의 인프라 투자로 '구리'가 가장 매력적인 자산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천 연구원은 "트럼프 등 공화당 의원들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도 인프라 투자에 대해서는 트럼프와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건설과 인프라 구축이 구리 수요의 40~50%를 차지하는 만큼 구리는 트럼프노믹스 효과를 가장 많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구리와 아연 등 산업금속 가격을 이끄는 또다른 요인으로는 중국의 수요 증가를 꼽았다. 중국 정부가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민관 협력사업(PPP)과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산업금속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면 최근 약세를 보이는 금 가격은 트럼프의 정책 탓에 좀처럼 반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인프라 투자 등 확장적 재정정책을 실행하게 되면 국채발행이 늘어나 국채금리(국채가격 하락)가 상승할 것"이라며 "채권의 매력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금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 및 법인세 인하 등 확장적 재정정책을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하다. 국채발행을 늘릴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국채 금리가 급등하게 되면 위험을 회피(hedge·헤지)하는 기능만 있는 금보다는 이자를 지급하는 국채의 투자 가치가 높아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트럼프 집권기 미국 중앙은행(Fed)의 추세적인 금리인상 가능성도 금 가격의 하락 요인이라고 봤다.

◆ 석유 생산 늘리겠다는 트럼프…유가 향방은?

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생산 확대로 하락한 뒤,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효과 등으로 내년 말까지 반등할 것으로 천 연구원은 전망했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에너지 독립국'을 강조해왔다. 미국 원유 생산 증가는 유가 하락 요인이지만, OPEC 감산 효과가 유가를 상승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트럼프는 에너지 자립을 위해 석유 산업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거나 송유관 프로젝트를 재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원유 공급이 증가해 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트럼프가 재추진하고자하는 송유관 프로젝트는 앞서 미국 의회의 승인을 얻었지만, 2015년 오바마 대통령이 환경 오염을 문제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착공되지 못했다.

천 연구원은 2017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가격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64달러에서 60달러로 낮췄다. 그러나 추세적으로는 내년 말까지 공급이 조절되면서 반등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외에도 석유와 석탄 등 전통에너지 활용에 우호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공화당이 미국 의회 상하원을 장악했다는 점도 유가 하락을 제한할 요인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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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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