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장관에 엑슨모빌 CEO 급부상

입력 2016-12-11 19:49  

푸틴과 20년 인연 친 러시아 성향
경제 라인 월가 출신들이 장악
트럼프 '러, 미국대선 개입설' 일축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에서 대외 외교정책을 담당할 초대 국무장관에 미국 석유기업 엑슨모빌의 렉스 틸러슨 최고경영자(CEO·사진)가 급부상하고 있다. 당초 국무장관 후보로 유력하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내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10일(현지시간) 국무장관 후보군 중 틸러슨 CEO가 선두로 떠올랐다고 복수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사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자도 11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틸러슨이 국무장관 자리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렉스(틸러슨)에 대해 말하자면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세계 수준의 선수”라며 “러시아와도 대규모 거래를 하고 있고, 20여년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틸러슨은 1975년 엑슨모빌에 입사해 2006년 CEO에 올랐다. 그는 러시아 정부 및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를 비롯한 러시아 기업과 다양한 합작사업을 해왔다. 2012년 러시아 정부훈장인 ‘우정훈장(Order of Friends)’을 받았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지난 9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자의 친한 친구이자 조언자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또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게리 콘을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56)에 지명할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백악관에서 대통령에게 경제정책을 조언하고 경제부처 간 조정 역할을 하는 NEC 위원장에 콘이 기용되면 트럼프 정부 경제라인은 사실상 월스트리트 인사가 장악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앞서 골드만삭스 출신의 스티븐 므누신을 재무장관에, 로스차일드 출신의 윌버 로스를 상무장관에 공식 지명했다.

트럼프는 또 러시아가 미국 대선에 해킹 등으로 개입했다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판단에 대해 “그런 일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스운 얘기”라고 일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CIA가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 캠프의 고위관계자 이메일이 잇달아 해킹된 것과 관련해 러시아와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트럼프의 승리를 위해 몰래 협력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지난 9일 보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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