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떨어지자 지분 매입 나서
[ 윤정현 기자 ] 제약·바이오주의 낙폭이 확대되면서 대주주 일가나 대표이사들이 장내에서 자기 회사 주식을 잇따라 매수하고 있다. 수급 공백을 메우는 것은 물론 낮은 가격에 지분을 늘리는 양수겸장 카드다. 향후 주가가 오를 것이란 자신감에서 나오는 ‘바닥 신호’라는 분석도 있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지난 5일부터 6거래일간 종근당홀딩스 주식 1만977주(0.21%)를 장내에서 나눠 사들였다고 지난 9일 공시했다. 주당 평균 6만4594원으로 7억원 정도 들였다. 이 회장은 종근당 창업주인 고(故) 이종근 회장의 장남이다. 이번 매수로 최대주주인 이 회장의 종근당홀딩스 지분은 30.60%에서 30.84%로 늘었다. 종근당홀딩스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상승해 지난 1월엔 13만6000원까지 올랐다. 이후 올 하반기 제약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10개월 만에 반토막이 났다. 이 회장의 매수 공시 후 12일 종근당홀딩스는 0.92% 오른 6만5500원에 장을 마쳤다.
허승범 삼일제약 사장도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자사주를 3521주(0.07%) 매입해 지분율을 4.6%에서 4.67%로 끌어올렸다. 허 사장은 허강 삼일제약 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주 고 허용 명예회장의 손자다. 주당 7895원에 매입했다. 이날 삼일제약은 1.15% 오른 792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정용지 케어젠 대표도 지난 10월25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사들였다. 보유 지분을 60.7%에서 61.95%로 늘렸다.
이달 들어 김은석 대화제약 사장,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 등도 공시를 통해 지분 매입 소식을 알렸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의약품업종지수는 전고점 대비 40%, 코스닥 제약업종지수도 30% 가까이 하락했다”며 “지난 10월 이후 이어지고 있는 제약·바이오업체 20여곳의 자사주 매입 결정과 경영진의 주식 취득 움직임은 제약·바이오주의 저점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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